[뉴스토마토 박수연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황·내수부진 등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사의 재무건전성이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상장사들의 유동비율과 부채율 등 재무건전성 판단 지표들이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이에 기업들은 자산을 처분하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재무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기채무지급능력 소폭 상승?..여전히 '제자리'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빚 갚는 능력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95개사 중 578개사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유동비율은 120.38%로 전년 말 대비 1.42%포인트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2011년 상반기 239.48%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채무지급능력 파악하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상환능력이 높다고 판단한다.
부채비율 역시 늘어나며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2월 결산법인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부채비율은 142.51%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1.7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개별 기준으로도 90.28%로 작년말보다 0.3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건설업종의 부채 비율 폭이 컸다.
동양건설(005900)산업과
금호산업(002990)의 부채비율이 각각 8700.35%와 8149.48%를 기록했다. 상장기업 부채비율 상위 10개사 중 절반인 5개사 자리가 건설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 자산 매각·자사주 매입 등 유동성 확보 '안간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기업들도 자산을 매각하고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등 유동성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초부턴 이날까지 유형자산처분 공시 건수는 총 4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33건인 것과 비교하면 약 24%(8건) 늘어난 수치다.
유형자산처분은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기업들이 사옥이나 토지 등 '유형자산'을 통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고, 신규사업 자금조달을 하기 위해 꺼내는 카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에만 두건의 유형자산처분이 결정이 이뤄졌다. 이날
비상교육(100220)은 신사옥 매입 자금조달을 위해 자산의 15.25%인 총 251억원 규모의 건물을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한미반도체(042700) 역시 161억원 규모의 비업무용 투자부동산을 가천학원에 매각 처분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공시 건수는 매월 연초부터 7월까지 한달간 평균 6번의 자사주 매입 공시건수가 이뤄졌다.
제일기획(030000)의 경우 작년 9월말부터 지금까지 최근 1년 사이 두 차례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업이 자기자금으로 자기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향후 되팔아 기업의 유동성을 돕는 방패막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증권업 전문가는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기업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된다"며 "투자보다는 현금확보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것이 기업의 경영환경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