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여당, '네이버 규제안' 연달아 발의..영향은?

입력 : 2013-09-06 오후 7:50:52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앵커 : 현재 인터넷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네이버 독점 논란입니다. 얼마 전 입법부에서 규제안을 내놓으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형국인데요. 자세한 이야기, IT부 최용식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여당에서 네이버를 규제하려는 개정안을 내놓았다고 하는데요. 간략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은 크게 두 개입니다. 첫 번째로 지난달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포털 검색결과에서 콘텐츠와 광고를 구분하라는 내용을 담은 정통망법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포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기준을 명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앵커 : 발의안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 이노근 의원이 내놓은 발의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흔히 포털에서 검색을 하면 주요 사이트 목록이 최상단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사실 이게 다 광고입니다. 보통 검색광고라고 하는데요. 입찰제로 운영되며, 광고비 순으로 사이트가 나열되는 식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용자가 일반 콘텐츠와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광고표시를 명확히 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요. 이노근 의원은 이를 반영한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김용태 의원이 내놓은 발의안은 포털 규제의 초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독과점 규제를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획정하는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포털은 커뮤니티, 동영상, 게임, 블로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시장을 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 2009년 공정위가 콘텐츠업체(CP)에 압박을 가한다는 이유로 네이버에게 과징금을 물리려다 “시장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패소한 바 있는데요.
 
김 의원은 정보를 전송하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정보검색서비스’라 총칭하며 일종의 특례조항을 만들어 시장획정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만약 현실화 된다면 네이버는 꼼짝없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선정됩니다.
 
앵커 : 내용은 타당성이 있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 법안을 살펴보면 포털시장을 겨냥해 특례조항을 만들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정 업종을 규제하기 위해 예외적인 조항을 넣은 것은 굉장히 고강도 규제라 할 수 있는데요.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내용의 타당성을 검토해보겠습니다. 광고와 콘텐츠를 분리하자는 안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경우 비슷한 건으로 미국 정부에게 권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포털시장만 따로 획정하는 안은 꽤 허점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 획정기준을 정보검색서비스라는 말로 뭉뚱그렸는데요. 사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기업들이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이들을 규제 범주에 넣는다면 꽤 복잡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 왜 새누리당은 네이버로 대표되는 포털을 규제하려 하는 것일까요?
 
기자 : 사실 네이버의 경우 독과점 논란이 참 많았습니다. 오랜 기간 시장지배적 사업자 위치를 활용해 경쟁업체를 고사시키고 부를 독식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점이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 정책과 정면으로 부딪힌 것으로 보입니다. 창조경제는 “세계적인 IT 중소업체를 육성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은 레리 페이지,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등 IT업계 유명인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을 정도로 지대한 관심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사들이 네이버와 좋지 못한 관계를 맺은 점도 사태가 악화되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언론사는 뉴스사업을 두고 오랜 갈등을 빚어온 바 있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업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기자 :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데요. 속사정을 살펴보면 빨간불이 켜진 것 같습니다. 특히 네이버는 상생협의체라는 조직을 만들어 벤처업계와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한편 자율규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신 외부적으로 특이할 만한 사항은 야당이 ‘네이버 구하기’에 참여했다는 점인데요. 정부•여당과 주요 언론사가 밀월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공정하게 보도가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마저 장악할 것을 우려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아마도 입법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됩니다.
 
또 하나 네이버에 힘이 되는 것은 인터넷업계의 여론입니다. 자칫 네이버에 대한 규제가 산업 전반에 적용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죠. 벤처업계에서는 “지금까지 네이버의 행보에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굳이 법을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겠냐”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에서 구글 독과점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경재사 마이크로소프트인 반면에 우리나리에서는 다음과 SK컴즈가 오히려 네이버를 지지하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 네이버로서도 할 만한 상황이라는 의미군요. 만약 규제가 현실화 되면 네이버는 얼마나 타격을 받을까요.
 
기자 :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가치와 매출 모두 하락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노근 의원의 발의안이 통과되면 검색광고에 특별한 표시를 해야 하는데요. 이는 이용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사실 검색광고의 장점 중 하나는 광고처럼 보이지 않고, 이용자 의도와 부합한다는 것에 있는데 이것이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사례를 봤을 때 대폭 매출이 빠지진 않겠지만 꽤 껄끄러운 요소일 것입니다.
 
그리고 여당의 주장처럼 신규 사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 신성장동력 마련이 힘들어집니다. 인터넷기업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플랫폼 영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것이 힘들어진다면 기업가치가 하락하게 되는 것이죠.
 
앵커 : 네이버 규제, 이제는 드디어 파워게임에 돌입한 것 같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실 네이버가 논란이 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상장사로서 지속성장을 모색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이죠. 특히 하이테크 산업에서의 독점은 정의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요. 기술이 통합됨으로써 이용자 편의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규제는 신중하게 논의된 이후 이뤄지는 게 맞다고 봅니다. 물론 네이버가 현재 전향적인 모습을 유지함으로써 업계 전반적으로 브랜드와 신뢰를 얻는 게 최선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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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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