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일본 경제가 정부 경기부양책,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탄력을 받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속보치에서 상향 조정되면서 일본 경기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여기에 2020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향후 일본 경제 성장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日 GDP 성장률 3.8%로 상향..설비투자 확대
일본 내각부는 2분기 GDP 수정치가 전분기 대비 0.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속보치 0.6% 성장에서 0.3%포인트 상향된 것으로, 사전 전망치 0.9% 증가에는 부합하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민간 수요가 속보치 0.2%에서 0.6%로 올랐고, 공공 수요도 1.2%로 0.2%포인트 뛰었다.
특히, 이 중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2분기 GDP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 1.3% 늘어나 속보치인 0.1%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급반전했다.
무토 히로아키 스미토모미쓰이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오래된 설비들을 교체하면서 GDP 수정치가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2분기 GDP는 연율 기준으로도 1년전에 비해 3.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달에 발표된 속보치 2.6%에서 1.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 3.9% 성장에는 소폭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 GDP가 상향조정됨에 따라 일본 경제가 완만한 회복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GDP 추이>
(자료=일본 내각부·뉴스토마토)
◇아베노믹스 4번째 화살은 '올림픽 유치'
아베노믹스 효과가 경제에 반영되면서 일본 정부의 정책 자신감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이 올림픽을 유치하게 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정부 정책 추진력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아베노믹스의 4번째 화살로 올림픽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지목했다.
아베 총리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올림픽을 지난 15년간 지속돼왔던 디플레이션을 벗어날 수 있는 기폭제로 삼고 싶다"며 "이번 올림픽은 일본 경제가 지난 동일본 대지진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나타내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일본 GDP가 올림픽 유치 영향으로 최대 6조~8조엔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추측했다.
로버트 펠드먼 모건스탠리증권 리서치 부문 대표는 "앞으로 7년동안 일본 경제는 올림픽을 치르며 GDP 대비 연평균 0.7~0.8% 부가가치가 창출됐던 영국과 비슷한 성장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인프라와 여행산업이 가장 활성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44헥타르 규모의 부지에 954억엔을 쏟아 부어 올림픽선수촌을 건설하고, 신규 도로 건설 및 경기장 보수 등에 1538억엔을 투자하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고용시장에도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도쿄 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올림픽 개최로 일본 내 15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히로미치 다무라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은 올림픽으로 '일본 경제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세 인상안 추진 급물살 타나?
이처럼 일본 경제회복의 걸림돌로 여겨졌던 소비세 인상안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이토추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GDP 호조는 소비세 인상안을 시행해도 된다는 신호"라며 "높은 성장률은 올 한해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경제 여건이 소비세 인상을 단행해도 될 만큼 견고하다는 분석이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도 "GDP가 상향된 것은 정부의 소비세 인상 계획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란 기대도 여전하다.
앞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소비세 인상이 일본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추가 부양책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이날 아마리 재정상 역시 "소비세 인상이 원안대로 시행된다면 일본 정부는 경제 성장세를 확실히 유지할 수 있을 만한 조치들도 함께 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