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의 회사 '합치기' 바람이 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 간 또는 자회사 간 합병을 통해 사업 시너지와 업무의 효율화에 나서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
하지만, 업무 효율화를 내세운 합병이 해당 상장사에 미치는 영향이 제각각인 만큼 그 효과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회사 합병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7개사. 지난해 같은 기간(6개사)과 비교해 소폭 증가한 수치다.
기업대상 이러닝 전문기업인
크레듀(067280)는 지난달 19일 교육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사 세리시이오를 1대 14.9189058의 비율로 흡수합병 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1월1일이다. 회사측은 "온라인 지식 정보서비스 컨텐츠 제작과 기획 노하우를 보강해 기업교육 사업경쟁력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SM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
SM C&C(048550) 역시 지난달 9일 경영효율성 증대와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목적으로 울림엔터테인먼트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양사 간 합병비율은 SM C&C가 주당 3185원, 울림엔터가 주당 99만1903원으로 평가됨에 따라 1 대 311.4로 책정됐다.
생활가전 전문기업
리홈쿠첸(014470)도 지난 7월29일 자회사인 쿠첸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리홈쿠첸측은 "국내외 경영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경영효율성 증대와 시너지 효과 제고를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리홈쿠첸은 쿠첸의 지분 100%를 갖고 있고, 합병비율은 1대0이다. 합병일은 오는 9월30일이다.
일반적으로 상장사들의 합병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통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을 대비하기 위해 불필요한 조직을 정리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한편, 경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불황기 때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계열사 합병에 나서는 상장사들이 많아진다"며 "경쟁력이 떨어진 기존 사업부를 정리하고, 괜찮은 회사와 합병해 새롭게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스닥 상장사의 합병 결정이 반드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실제로 지난 7월1일 합병 결정을 한 파트론은 당일에만 반짝 주가가 상승했을 뿐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다가 9일에는 1만6650원으로 거래를 마쳐 합병 결정일 대비 주가가 16.5% 떨어졌다.
지난 8월9일 합병 결정을 한 SM C&C 역시 당일 195원(6.12%) 급등한 3380원에 장을 마쳤지만, 이날 종가는 2910원으로 합병 결정을 공시한 날보다 주가가 16.1% 하락했다.
이 때문에 합병 결정이라는 막연한 시너지 효과만 기대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한병화 현대증권 스몰캡팀장은 "일반적으로 주가는 합병 전에 뉴스에 오르다가 합병 결정이 나면 차익실현으로 주가가 빠진다"며 "특히, 합병 결정과 관련된 효과는 기업마다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한 팀장은 이어 "합병 결정으로 얼마나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 펀더멘털에 도움이 되는지에 따라 해당 상장사의 주가가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단지 합병결정이라는 사실만으로 주가에 호재라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합병의 목적과 합병 결정에 따른 시너지 효과의 현실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