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2000년대 중반부터 50대 연령층의 취업자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50대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고용 흐름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50대 취업자 증가는 '베이비부머'(1955~63년생)들이 본격적으로 50대에 진입하며 일어난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즉, 40대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자연스럽게 50대로 이동해서 생긴 연령대별 인구이동에 따른 허수라는 얘기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증가에서 50대 취업자 증가가 차지하는 규모는 ▲1998년~200년 18.3% ▲2003년~2007년 78.8% ▲2008년~2012년 101.0%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현재 증가분도 77.6%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50대 취업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8년~200년 14%에서 올 상반기 현재 22%로 빠르게 상승했다.
실제 하루 전인 지난 11일 발표된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을 봐도 50대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28만8000명 증가했다. 50대 취업자 수 증가는 꾸준한 상승세다.
특히 50대 취업자의 종사상 지위별 특성을 보면 상용직 비중은 급증했고, 자영업자와 일용직 비중은 줄었다. 겉으로 보면 50대 연령층의 일자리 환경이 개선된 모양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50대 연령층의 취업자 증가는 국내 고용 환경이 개선돼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연령별 인구이동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 9월호'의 '최근 50대 고용동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최근 50대 취업 증가는 연령대 이동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50대 취업자 증가 이면을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2005년을 기점으로 매년 평균 30만명 이상이 50대로 진입하면서 50대 취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50대 취업자 증가는 고용시장의 요인보다는 연령대 이동 요인에 따라 양적 팽창을 했다는 것.
기재부에 따르면 실제 인구이동 효과를 제외한 50대 연령층의 취업자 수는 오히려 줄었다.
50대 취업자 수는 2003년 카드사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 그 이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조기퇴직 등으로 ▲2005~2008년 5만2000명 ▲2009년 14만8000명 ▲2010~2012년 8만5000명 ▲2013년 상반기 8만4000명 감소했다.
이재화 기재부 경제분석과 사무관은 "50대 이상 연령층은 조기퇴직, 은퇴 등으로 다른 연령층보다 마이너스(-)의 고용시장 요인이 크나, 이보다 상대적으로 큰 연령대 이동 요인으로 인해 전체 고용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베이비부머들이 60대로 접어드는 2015년부터는 50대 취업자 수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사무관은 "향후 50대 취업자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2014년까지 30만명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이후 빠르게 축소돼 2018년에는 8만6000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향후 고령화 시대 대비를 위해서는 50대 이상 연령층의 고용시장 요인이 개선될 수 있도록 전진·재취업 지원 강화,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고령층·청년층 고용 상생 기반 확충 등 정책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