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한화큐셀 대표 "올해는 손익분기점, 내년엔 흑자전환 달성"

"일본·미국 비롯 칠레와 태국 등 신규 신흥시장이 성장 견인할 것"

입력 : 2013-09-15 오후 3:53:04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올해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고, 내년부터 확실하게 수익을 낼 것입니다."
 
김희철(사진) 한화큐셀 대표는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쟁 업체들에 비해 회복 속도가 빠르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올해 들어 월단 단위로 흑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 업체들의 가동률이 바닥을 기록한 올 1분기엔 부진했지만, 하반기 들어 시장 상황이 차츰 개선되면서 상반기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복의 원동력은 신흥시장에 있었다. 김 대표는 "미국과 일본 시장의 올해 총 수주 규모가 각각 100메가와트(MW), 30M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일본의 경우 태양광발전 사업이 금융 상품처럼 인식되고 있는 덕에 수요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2년 7월부터 '고정가격매입제도(FIT)'를 도입,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1kW당 42엔(한화 458원)에 사들이고 있다.
 
올해는 전력 매입가격이 지난해보다 6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일단 투자만 하면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간 고정적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제로 금리로 신규 투자처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현지 금융업계의 높은 관심을 사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태국과 칠레의 성장성에도 주목했다. 이들 지역은 가정용보다 대규모 발전소용 태양광발전의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년에는 미국 시장의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칠레와 태국, 터키 등의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을 다운스트림(발전소 및 시스템)과 연계해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셀과 모듈 공급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 사업으로 발을 넓혀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칠레와 태국은 해외 기업들이 태양광 발전소 개발에 나서는 것에 그나마 자유로운 상황"이라면서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초에 수주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 1년을 맞은 한화큐셀에 대해서는 체질개선을 통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셀 공급에 그치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모듈과 시스템 비중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변화가 주효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화큐셀의 분기별 태양광 제품 판매량을 살펴보면, 독일 큐셀이 파산할 당시 2분기 판매량은 145MW에 그쳤다. 그러나 올 2분기엔 504MW를 기록하며 1년만에 3.5배 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이는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체질개선의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2분기 셀과 모듈의 비중은 각각 35%, 65%에 달했으나 올 2분기엔 각각 20%, 80%로 바뀌면서 판매량도 급증했다.
 
태양광 기업의 추가 인수합병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최근 도산 위기에 몰린 중국 기업들의 추가 인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다운스트림은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로 공격적 투자와 해외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태국이나 칠레 등 신흥시장에서 태양광 정책의 결정권자가 에너지 부처의 장관들이고, 이들을 만나 투자지원과 정책 협조를 받아내야 하는데, 전문경영인들이 이 역할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화그룹의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경영은 잘 이뤄지고 있지만, 태양광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는 중단돼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저로선 어려움이 크다"면서 김 회장의 경영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지구온난화 같은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 속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인류와 국가의 미래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태양광 사업 추진 중"이라면서 "어렵고 힘든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한화큐셀은 멈추거나 주저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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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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