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STX와 동양그룹에 이어 자칫 줄도산이 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재계를 덮쳤다.
특히 30대 그룹의 경우 부채가 무려 600조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28개 그룹의 재무상황에 비상등이 켜졌다.
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순위 30위권의 민간그룹 비금융 계열사들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총 574조9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말 313조8000억원보다 83.2% 폭등한 수치로, 금액으로는 261조1000억원이 늘어났다.
특히 30대 그룹 중 8곳은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안 실적 부진마저 겹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30대 민간그룹 전체 부채비율을 놓고 보면 지난해말 기준 평균 83.2%를 기록해 지난 2007년 평균 88.7%보다 5.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전차군단으로 대표되는 삼성과 현대차에 의한 착시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28개 그룹의 부채비율은 113.7%에서 115.4%로 오히려 1.7%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동양, 한진, 현대, 금호아시아나 등 6곳은 위험수준인 200%를 넘어섰다.
그룹 해체 위기에 직면한 동양그룹은 지난 2007년 146.9%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1231.7%로 수직상승했고, 한진그룹은 437%, 현대그룹은 404.1%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30대 그룹 전체의 이자보상배율은 2007년 말 5.48에서 작년 말 9.20으로 향상됐다.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배율이 높을수록 채무상환 능력이 좋아진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삼성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28개 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은 같은 기간 4.45에서 3.67로 크게 낮아졌다. 이자보상배율이 5년 전보다 떨어진 그룹은 총 13곳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도 STX(-8.35), 동국제강(-4.84), 현대(-1.11), 한라(-0.74), 한진중공업(0.34), 한진(0.37), 두산(0.83), 동양(0.87) 등 8곳이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자보상배율이 1 밑으로 떨어지면 사실상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는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라며 "무리한 사업 확장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0대 기업 2007~2013 회계연도(감사보고서 기준).(자료=재벌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