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서울중앙지법 민사26단독 이재은 판사는 김성환 노원구청장(47)이 자신을 종북세력으로 지칭한 KBS 아나운서 출신의 정미홍 더코칭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 판사는 "원고를 종북 성향의 인사로 볼 수 있는 근거라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를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이라고 단정해 지칭한 점은 진실하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적인 존재인 원고의 정치적 이념이라는 공적 관심사에 관한 것이므로 표현의 자유가 넓게 인정돼야 할 문제에 관한 것을 고려해도, 이는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한 행위"라고 인정했다.
그는 "남북이 대치하는 우리의 현실이나 종북 성향이 발현되는 행위 등을 고려하면 우리 사회에서 종북 성향의 인사로 지목되는 경우 그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 크게 손상될 것임이 명백하므로 명예가 훼손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김 구청장이 자신을 허위사실유포죄 등으로 민·형사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맞고소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판사는 "김 구청장은 법적 대응 계획을 밝힌 것이므로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등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원구청은 지난 1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를 초빙해 구민들을 상대로 하는 인문학 특강을 계획했고, 일부 노원구 주민과 보수 성향 단체가 한 교수는 김일성 찬양론자라며 반대집회를 열었다.
이에 정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노원구청장 등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퇴출해야 합니다"라는 등의 글을 게재했다.
김 구청장은 "정미홍씨를 포함해 세상 모든 일을 종북으로 연결하는 사람들 참 애처럽네요"라고 대응했고, 양측은 서로를 향해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금 1억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법원종합청사(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