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한 이동통신사 판매점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최신 스마트폰을 가입하면 기존 단말기 잔여 할부금을 대납해주고, 신규 단말기 대금과 가입비 등 모두 138만9000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이를 듣고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했으나 판매점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신규 가입이나 개통 시 보조금 약정을 지키지 않았을 때 이통사와 대리점에도 책임이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소비자분쟁위는 8일 휴대폰 판매점이 보조금 지원 약정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소비자피해에 대해 이통사와 대리점이 보조금 지원 약정액의 50%를 공동으로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대리점'은 이통사와 위탁대리점 계약을 체결해 이통사의 상품들을 판매하는 곳이다. 이 위탁대리점으로부터 이동통신사의 상품 판매를 재위탁 받은 곳이 '판매점'이다.
위원회는 ▲판매점이 이통사의 직영판매점으로 사칭해 소비자가 보조금 지급이 이통사 책임 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인식시킨 점 ▲한달 여의 짧은 기간동안 같은 판매점으로 인한 유사 피해사례가 약 1500건에 이르러 이통사와 대리점이 이같은 보조금 지원 약정이 체결되고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 ▲이통사들이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수차례 강력 규제를 받아왔음에도 판매점에 대한 단속을 소홀히 한 점 등을 인정해 이통사와 그 대리점에 일부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위원회는 소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약정한 보조금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의결한 한도 27만원을 과도하게 초과했고, 지급방법도 일반적인 거래형태에서 벗어난 계약을 체결하면서도 유효성 확인 절차를 무시한 것이 소비자 측 과실이라는 설명이다.
위원회는 이번 조정결정에 대해 "판매점에서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이통사에게 판매점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