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업계 '가을경쟁', 신작 아닌 리뉴얼로 승부!

동양매직 고객이탈은 아직.."두고 봐야"

입력 : 2013-10-10 오후 6:08:12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정수기 업계가 가을경쟁에 돌입했다. 혁신적인 신제품보다는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의 리뉴얼(새단장) 제품으로 '가을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업계 중상위권인 동양매직이 모기업인 동양그룹 파동으로 올 하반기 고객 이탈이 점쳐지면서 정수기 시장 구도의 일대 변화가 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다. 가을 대전 결과에 따라 시장 구도가 뒤흔들릴 수 있어 각 업체들의 전략 마련도 분주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가시적으로 감지되는 변화는 없다"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시장 특성도 고려됐다. 정수기는 대부분 일시금 판매가 아닌 3~4년 등 약정을 맺는 렌탈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고객 이탈이 일어나더라도 일시적으로 급증하기 보다 서서히 시간을 두고 전개될 가능성이 커 무리한 외연 확장은 자제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가을 대전을 리뉴얼 경쟁으로 변모시켰다. 업계 선두주자인 코웨이(021240)는 지난달 한뼘정수기2를 내놓으며 경쟁의 불씨를 당겼다. 지난해 소형화로의 트렌드 변화를 이끈 '한뼘정수기' 후속작이다. 두께 18cm로 자동정량추출 기능을 탑재하고 터치 방식을 적용했다. 코웨이는 지난 4월 알칼리이온 정수기를, 5월과 7월에는 각각 냉정수기와 냉온정수기를 선보이며 상반기를 주도했다.
 
업계 2위인 청호나이스는 이달말 냉온 정수기와 냉정수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정휘동 회장은 '얼음정수기 티니'를 내놓으며 오는 2020년까지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중하위권들과의 격차를 벌이는 동시에 코웨이를 따라잡아야만 하는 샌드위치 신세를 우선적으로 탈피해야 한다.
 
◇왼쪽부터 코웨이의 초소형정수기'한뼘2', 동양매직이 나노미니정수기(사진제공=코웨이, 동양매직)
 
동양그룹 사태로 매각 작업이 잠정 중단된 동양매직은 지난 4일 '나노미니' 정수기를 출시하면서 대내외에 건재함을 과시했다. 기존 정수기 대비 54% 이상 작아졌고, 터치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그룹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지난 10월 영업이익 25억원을 달성하며 최고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판매망 정비 등을 통해 기존 고객을 유지·확보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시장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위기를 부추길 확대해석에 대한 경계였다.
 
동양매직 인수가 좌절된 교원은 지난달 '슬림 스탠드 정수기'를 출시했다. 가로 28cm로 A4용지보다 작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가정용보다는 사무실용을 대상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동양매직 인수를 통해 정수기 시장에서의 일대 변화를 꾀할 만큼 자금 면에서는 튼튼하다.
 
'원빈 얼음정수기'로 시장에 진출한 쿠쿠전자는 올 하반기 기존 모델에 컬러 등의 변화를 준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 비해 1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후발주자 답지 않은 실력을 보였다. 얼음정수기 'ICE NO.5'는 홈쇼핑 첫 방송에서 얼음정수기 부문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일각에서는 신제품을 봇물처럼 쏟아놓았던 업계가 이제 창의성이 고갈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했다. 하지만 정수기는 원래 신제품 출시가 잦지 않은 상품군인 데다, 성수기가 지난 하반기에는 기존의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전략을 펼쳐 나가는 게 시장 상황에 적합한 것으로 관련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의 새로운 기능이 얼마나 있겠느냐"면서 "첨가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여러 가지 정수기가 많이 선보인 와중에 더 이상의 신제품 보다는 기존의 기능을 살짝 변형하고 업그레이드 하는 식으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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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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