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송도국제도시가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 10년을 맞았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21세기형 글로벌시티를 꿈꾼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국제 비즈니스 도시(송도), 동북아 물류허브(청라), 국제레저도시(영종)를 목표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먼저 개발되기 시작한 송도는 3개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 청라, 영종)의 맞형뻘로 지역을 선도하고 있다.
정부의 육성 전략에 따라 만들어진 청사진은 화려했다. 하지만 현실성이 조금 떨어진 탓일까. 최근 10년간 송도만큼 부침이 심한 부동산시장도 없었다.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있었는가 하면 청약자가 없어 역사상 처음으로 분양이 취소되는 촌극도 일어났다.
'로또' 시절의 줄분양과 이에 따른 공급증가로 미분양 무덤만 쌓이던 송도는 GCF 한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역대 최고 경쟁률와 최초의 분양 취소..사연 많은 그곳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기 직전. 송도 부동산시장에서 마지막 화려한 불꽃이 터졌다.
2007년 분양한 송도 더 프라우는 평균 경쟁률 4855대1, 최고 경쟁률 9500대1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이같은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한 부동산은 없었다.
이후 분양한 송도 센트로드는 최고 331대1을 기록했다. 수십대 1의 평균 경쟁률은 예삿일이었다. 송도웰카운티의 평균 경쟁률은 47대1에 달했다.
송도 내 중개업자는 "당시만해도 여기서 아파트 당첨되면 한잔씩 돌려다. 당첨되는 순간 돈 벌었으니까"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밀어닥친 부동산 냉기는 송도를 덮쳤다. 특히 2011년 분양시장은 송도 부동산시장을 적날하게 보여준다.
2011년 송도에서는 3개 단지가 분양에 나섰다.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와 웰카운티5단지, 더샵 그린워크1차다.
5월 그린스퀘어가 1516가구 모집에 558가구를 미분양으로 남기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송도는 10월 웰카운티5차에서 최악의 상황을 보였다.
웰카운티5차는 1063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접수는 63건, 평균 청약률은 겨우 6%에 불과했다. 시행자인 인천도시개발공사는 결국 분양을 중도 포기하는 촌극까지 일어났다.
11월 포스코건설은 분양가를 대폭 낮추고, 시장 트렌드에 맞춘 중소형 집중 배치, 국제고와 자사고 유치 등을 업고 분양에 나섰지만 역시나 미분양으로 끝났다. 719가구를 모집했지만 15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후 침체를 거듭하던 송도의 역전 한방은 지난해 9월 터졌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송도국제도시 '송도 컨벤시아' 전경(사진=한승수)
◇GFC 사무국 유치 역전 만루홈런
송도는 지난해 9월 GCF 사무국 유치 전후를 기점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아·태 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등 12개의 국제기구를 유치했고 최근에는 World Bank(월드뱅크)의 한국사무소 설립도 유력한 상황이다.
여기에 송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G타워가 올해 준공되었고,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가 오크우드호텔과 대우인터내셔널의 입주를 확정한 가운데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는 등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점차 갖춰가고 있다.
더불어 연세대 송도캠퍼스, 인천대, 작년 개교한 송도글로벌캠퍼스의 뉴욕주립대 외에도 뉴욕FIT, 조지메이슨대, 켄트대 등이 추가적으로 개교할 계획이어서 탄탄한 교육 인프라도 구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 송도에는 포스코엔지니어링, 엠코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유수기업들이 연이어 입주하게 된다.
◇GTX 무산 가능성, 화력발전소 증설 등 주민 불만 고조
GCF 이후 승승장구할 것으로만 보이던 송도는 최근 복병을 만났다. 현재 기획재정부가 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중 동탄~고양 A노선을 우선 추진하고 나머지 노선은 차후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GTX가 개통되면 여의도까지 20분에 도달할 수 있다.
현재 GTX사업은 예비타당성 평가 중이다. A노선의 일부 구간인 강남~동탄간 노선만 확정됐을 뿐 나머지 노선은 확정된 바 없다.
여기에 최근 한국가스공사가 오는 2017년까지 송도LNG 인수기지 내 20만t 저장탱크 3기와 시간당 120t의 LNG를 처리할 수 있는 기화 송출설비 6기를 추가 증설할 계획을 세워 주민들과 대치 중에 있다.
2007년 가스 누출 사고를 경험한 송도 주민들은 증설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총연합회 관계자는 "GTX 개통은 대통령이 약속한 사항이고 GCF가 들어오는 송도와 서울을 연결시키지 않을 명분도 없다. 가스저장탱크 증설은 주민 안전을 무시한 밀실 회의에 비롯된 졸속행정으로 송도 주민들은 단체 행동도 불사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