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3분기 실적도 '먹구름'..폴리실리콘 부진 탓

피크타임 전력요금 부담에 가동률 하락..원가부담 커질 듯

입력 : 2013-10-14 오후 6:06:53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OCI(010060)가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에서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7·8월 전력요금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과 폴리실리콘 가격이 정체되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1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OCI의 3분기 매출액은 7648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6.86%,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며 외형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79.6%,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실없는 외형적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올 3분기 실적 역시 직전 분기인 2분기와 마찬가지로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의 부진이 OCI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의 적자 규모를 680억원, 최지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이보다 100억원 가량 낮은 57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444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석유석탄화학과 무기화학 및 기타 분야가 간신히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며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의 부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석유석탄화학 부문의 영업이익 규모가 290억원대에서 37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무기화학 및 기타 부분은 130억원대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태양광 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사진=뉴스토마토 DB)
 
전문가들이 올 3분기 실적은 어둡게 보는 주된 요인은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과 지지부지한 폴리실리콘 판가 등이 겹친 탓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통상 3월~6월까지 저렴하고, 전력 수요가 몰리는 7·8월 피크타임 시기에 치솟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피크타임 시기 20% 가량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력요금 부담 탓에 OCI의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률은 올 3분기 60~70%대를 기록, 90%대에 육박했던 지난 2분기에 비해 20~30%포인트 가량 낮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원가 부담도 덩달아 늘어난 셈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의 정체도 부진의 주된 이유가 됐다. 관련 업계에서 추정하는 OCI의 생산원가인 20달러 초반대. 그러나 올 3분기도 여전히 이를 밑돌았다.
 
실제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3분기 평균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당 17.5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평균 가격(16.2달러)에 비해 8% 가량 올랐지만, 흑자로 돌아서기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OCI 관계자는 "정부의 전력대란 협조 요청으로 폴리실리콘 공장에 대한 정기보수를 실시해 전분기보다 가동률이 낮아진 것"이라면서 "여기에 폴리실리콘 가격도 답보상태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관심은 폴리실리콘 가격의 회복 여부로 모아진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7월 중국 상무부가 한국과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내린 뒤 16달러대 중반에서 서서히 올라 18달러대에 진입했다.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덕이 컸다. 
 
그러나 수급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 1·2분기 공장 가동을 멈췄거나 낮은 가동률을 유지했던 업체들의 숨통이 트이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폴리실리콘 수요가 급증하지 않는 이상 가격이 예전처럼 20달러 대 이상으로 치솟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주된 설명.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는 지난 2분기 바닥이었던 각 업체들의 가동률이 회복하는 단계로 파악된다"면서 "중국에서 연말 대비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중국 내수에서 소화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폴리실리콘 가격이 의미 있는 반등을 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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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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