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2012년 국정감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 의혹을 제기했던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이 1년이 지난 지금도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정 의원은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감에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면서 "공개된 대화록을 자세히 읽어보시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류길재 장관에게 문제를 냈다.
정 의원은 "김씨랑 이씨 성을 가진 두 사람이 협상을 한다. 김씨는 A를 갖고 있다. 김씨가 이씨한테 서해평화협력지대를 하자는 제안을 한다. 이에 이씨는 조건이 있다며 김씨가 갖고 있는 A를 포기하라고 한다. 그러자 김씨가 좋다고 화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 김씨는 지가기 가진 A를 포기한 것이냐, 아니냐"고 류 장관에게 물었다. 류 장관이 답변하지 않자 정 의원은 "포기한 것"이라고 자문자답했다.
정 의원은 계속 "노 대통령이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제안하자 김정일이가 양측의 경계선 두 개를 쌍방이 다 포기하자고 얘기한 것에 대해 노 대통령이 화답하신다. 아까 제가 든 예랑 같은 예"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외통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발끈했다. 김성곤 의원은 "그 화답이 김정일의 주장대로 양보하겠다는 뜻인지, 모든 것을 놓고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보자는 차원인지, 이건 엄청나게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마치 정 의원 말씀을 들으면 김정일의 제안을 노 대통령이 받은 것처럼 말하는데 노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북에 제안한 것은 남북이 공동어로수역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정 의원이 분명히 말해야지, 그냥 무조건 화답했다고 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의원은 "김정일이가 처음에 분명히 조건이 있다고 얘기하면서 하나는 (남측의) 북방한계선(NLL), 하나는 자기들 해상한계선을 쌍방이 포기하자고 한 것에 화답을 하셨다"며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라 양측이 용단을 내려서 옛날 선들을 다 포기한다고 또 한번 얘기하는데 여기에 대해 '예. 좋습니다'고 얘기를 하신다"고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 의원은 거듭 "문맥상 그렇다"며 '노무현 NLL 포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정청래 의원 등 민주당 측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발언권을 얻은 우상호 의원은 "작년 상임위에서 정 의원이 NLL 얘기를 처음 꺼냈을 때로부터 1년여가 지나지 않았냐"며 "상임위에서 고성을 내며 싸운 적이 없다. 그것은 우리 상임위가 외교와 통일을 다루는 안보 관련 상임위고, 이 문제는 여야 간 정쟁을 앞세우기보다 서로 지혜를 모아서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대선도 끝났고 최근 여러 논란 끝에 김장수 당시 국방부 장관장 등이 결과적으로 NLL은 지켜졌고, 노 대통령도 승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와서 다행히 이 사안을 선거 때 악용한 것은 괘씸하지만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다른 현안으로 넘어가서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또 다른 외교 및 안보 성과가 있길 바랐다"며 "그런데 지금 갑자기 또 꺼내서 불을 지르는 것은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최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방부는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 바 없으며, 사수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이에 그간 새누리당의 '노무현 NLL 포기' 주장은 근거 없는 정쟁의 일환이었다는 비판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