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동양증권이 계열사 기업어음(CP)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는데도 금융당국이 제재를 하지 않아 동양사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송호창(무소속) 의원은 "금감원은 지난 2009년 5월 동양증권이 계열사 기업어음 보유량을 축소하는 MOU를 체결하고 2011년 7월 미이행보고서를 받았다"며 "이 시점에서 금감원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다른 방안을 강구했어야 했지만 이후 1년동안 의미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9년 체결한 MOU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2011년 말까지 계열사 기업어음 보유량 2500억원을 줄이기로 약속했다. 2008년 10월 종합검사에서 동양증권은 특정금전신탁계정으로 동양파이낸셜 등 4개 계열사 발행어음 7265억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1년 7월보고서에서는 기업어음 잔고가 전달 대비 눈에 띄게 늘었고, 8월 보고서에서는 MOU체결 당시보다도 기업어음 잔고가 증가했다.
송 의원은 "7월 보고서에서는 MOU 계획에 비해 기업어음 잔고가 14311억원이 늘었다"며 "MOU가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감독원은 다른 방안을 강구했어야 했지만 1년 뒤인 2012년 7월에야 금융위에 관련 규정 개정을 건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감원은 2011년 MOU의 실질적인 파기 이후에도 동양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 동양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시간을 허비하면서 피해자만 양산했다"며 "금감원이 감독역할을 방기한 것이 동양사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