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크라우드소싱, 수익 기반(rewards-based) 크라우드펀딩에 이어 지분 투자형(equity-based) 크라우드펀딩이 스타트업들의 새 자금 조달 기반이 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휴스턴 텍사스 소속 운동선수 에리언 포스터의 미래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의 새 주식 발행 소식을 예로 들며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보도했다.
크라우드소싱은 대중을 제품이나 창작물 생산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식을 말하며 크라우드펀딩은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이다.
그 중 수익 기반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을 모은 후 현물로 보상하는 리워드방식을 채택해 현물을 보상하지만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은 지분을 나눠주는 방식을 택해 초기기업(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으로 더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英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크게 늘어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주당 10달러에 팬택스라는 시장에서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에리언 포스터의 미래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으며 현재 100만주 이상이 공모된 상태다.
영국의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시더스(Seedrs)와 크라우드큐브(Crowdcube)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등 같은 원리를 기업에 적용한 사례도 늘고 있다.
시더스는 지난해 7월 생겨나 개시 9개월만에 100만파운드 자본 조달을 통해 21개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크라우드 큐브도 2011년 이래로 70개가 넘는 초기기업에 1450만파운드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5만명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결과다. 올해만 45개 기업에 1000만파운드를 투자 해 연간 기준 400%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출처=크라우드큐브 홈페이지)
루크 랑 크라우드큐브 공동창업자는 “5개 중 1개의 초기기업에게는 자금 조달이 가장 큰 장애물”이라면서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은 투자를 활성화함은 물론 초기 기업을 통한 롱테일(다품종 소량 생산된 비주류 상품이 대중적인 주류 상품을 밀어내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현상)현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GamesGrabr’다. 토니 피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사이트를 통해 15만파운드의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라면서 “기존 방식으로 VC(벤처캐피탈)를 통한 투자 유치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크라우드큐브를 이용해서 우리 고객이 10파운드의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게이머를 위한 핀터레스트라 불리며 자신의 콜렉션에 포함한 게임정보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게임출시일을 알려주는 등 여러 정보 제공은 물론 게임 목록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수익 기반형' 크라우드펀딩 실패사례 극복할까
이런 사례의 시초는 ‘마이풋볼클럽’이다. 축구 팬클럽끼리 모여 2007년 만든 웹사이트인 마이풋볼클럽은 회원들이 기금을 모으고 투표를 거쳐 2008년 엡스플리트 유나이티드 FC(Ebbsfleet United FC)란 축구클럽을 실제로 사들였다. 하지만 3만2000명의 회원을 자랑하던 이 조직은 3개월 후 회원 수의 90% 가 줄어들며 거품이 빠졌다.
2009년 시작된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킥스타터(Kickstarter) 역시 영화, 음악, 공연예술, 만화, 비디오게임 등 다양한 분야 프로젝트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투자를 받은 많은 게임 회사들이 망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수익 기반형 리워드방식을 채택해 현물을 보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스마트와치 스타트업 '페블(Pebble)' 의 경우 킥스타터를 통해 10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시계를 배분하는 일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분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토니 피어스 GamesGrabr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 핀터레스트나 구글이 사업 초기에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면 어땠을 지를 상상해보라“면서 ”기업으로서 사회에 환원을 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이 회사들의 주식을 소유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