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S산전이 올 3분기에도 이라크발 수주 훈풍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호남 고속철 수주 물량의 반영 등으로 교통SOC(사회간접자본시설) 부문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다만 전력기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수주 물량이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감소하면서 직전 분기였던 2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하락한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세는 유지하되 그 폭은 꺾일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S산전(010120)은 올 3분기 매출 6170억원, 영업이익 47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4%, 16.3% 증가한 실적이다. 다만 직전 분기였던 2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9.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LS산전이 지난 2분기 계열 분리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3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원동력은 이라크에서 수주한 전력시스템 물량의 지속적인 반영이다. 현재 이라크에서만 수주 물량이 1조원 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에도 벌써 1150억원의 추가 수주를 올렸다.
LS산전은 지난 2011년부터 이라크 재건 사업의 일환으로 본격적으로 수주를 시작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가운데, 올 3분기에도 그 기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1월에 이라크에서 1억640만달러(약 1150억원)에 이르는 지능형전력망(스마트그리드)과 송·배전(T&D) 사업을 수주해, 계속해서 이라크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중 6700만달러(약 719억원) 가량이 스마트그리드 부문인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스마트그리드는 LS산전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로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 수주한 호남선 고속철도 1496억원, 방글라데시 철도 278억원 등의 매출도 올해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호남선 고속철도는 지난해 이미 투자가 이뤄져 수익을 거둬들이는 일만 남았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물론 이후에도 이라크 변전소 관련 프로젝트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특별한 실적 부진 요인은 없을 것"이라며 "국내 통신설비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유해 송배전뿐 아니라 철도장비에서도 실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력기기 매출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국내 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이미 지난 2분기에 전력기기 국내 물량은 절반을 갓 넘는 수준으로까지 하락했다. 올 3분기 실적이 직전 분기 대비 하락한 것도 국내 수주 물량의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흐름은 장기적으로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 국내에 전력 인프라가 갖춰진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큰 폭의 성장세를 바라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이는 LS산전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이에 LS산전은 국내에서는 스마트그리드, 인버터 등 전력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전력 기기들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국내에서도 선진국처럼 전력시스템 기간 시설은 대부분이 갖춰진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대규모의 시설 투자가 일어나지는 않고 유지·부수 물량과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전력 기기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