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대선후보 출신으로 새누리당 중진의 한 축의 맡고 있는 정몽준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때로는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 의원의 발언을 놓고 일각에서는 '존재감 부각을 위한 박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정몽준 의원은 30일 새누리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KT와 포스코를 거론하며 이들을 향한 검찰 수사나 세무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최고경영자 교체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말들이 많다"고 전하며 "5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어서 법치가 아니라 인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이석채 회장에 대해서는 배임 혐의와 함께 비자금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시중에서는 이를 정치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더 많다"며 "새 정권이 출범하기만 하면 반복되어 왔던 전 정권 인사의 축출 과정이 아닌가 하는 말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모습이 의도적인 '찍어내기'에 더 가깝다고 경고한 셈이다.
(사진제공=정몽준 의원 홈페이지)
정몽준 의원이 정부의 행태를 비판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정 의원은 지난 25일 트위터를 통해 "정부의 킬체인, MD 정책은 현실성이 있는지.. 우리의 한반도에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정면으로 국방정책을 꼬집었다.
또 지난 23일에는 정부와 여당이 국정원과 군의 정치 개입 문제에 미온적이라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는 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문제가 있다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집권당과 정부의 역할"이라고 일갈했다.
국정원 사태에 대해 침묵하는 청와대와 소극적인 당 지도부를 직접 비판한 것이다. 이는 여권에서 듣기 어려운 발언이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의식해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정몽준 의원은 여권의 차기 대권 잠룡 중 한명이며 내년 서울시장 선거의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장 후보 차출설'이 나오기도 했다. 비록 정 의원 측에서 부인했지만 상황에 따라 입장은 바뀔 수도 있을 것을 보인다.
정 의원이 정치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그의 거침없는 언행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여권 내에서 그와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의원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당내 친박 주자들이나 중진들과 차별화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