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30일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완승한 가운데, 민주당은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개표 도중 선거결과가 확실시 되자 서면브리핑을 통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이기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번 재보선에서 경북 포항남·울릉 지역구는 TK라는 새누리당의 압도적 우세지역이기에 애초 민주당의 승리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수도권의 도농복합지역인 경기 화성갑에는 적지 않은 희망을 가졌다. 여당의 강세지역이지만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 손학규 고문이 출마한다면 해볼만하다는 분석이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수차례 손 고문에게 출마를 권유했다. 손 고문이 거절하자 김한길 대표가 직접 손 고문을 찾아 출마를 설득하기도 했다. 초선의원 35인도 기자회견을 통해 손 고문의 출마를 호소했다.
◇손학규 민주당 고문·오일용 민주당 화성갑 후보(왼쪽부터). 사진은 지난 27일 화성갑 유세 모습.(사진=민주당)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손 고문이 출마 권유를 받아들일 것으로 이해했다. 전 원내대표가 직접 오일용 화성갑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손 고문 전략공천 방침을 설명했고, 오 위원장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손 고문은 7일 불출마 입장을 최종적으로 김 대표에게 통보했다. 결국 민주당은 오일용 위원장을 공천했다.
화성갑 유세에는 당 지도부는 물론 문재인 의원과 손학규 고문 등 당 인사들이 총출동해 지원에 나섰다.
한때 당 자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어 내심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얼마 뒤 격차가 다시 벌어진 후 줄어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기대감 없는' 분위기는 투표 당일인 30일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짧게 투표참여를 호소했을 뿐이었다. 다른 최고위원들은 선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국회 기자실에는 두 장 분량의 '보도참고자료'가 놓여졌다. 2007년 17대 대선부터 지난해 18대 까지의 선거 득표율을 분석한 자료였다. 민주당이 늘 화성갑과 포항 남·울릉 지역에서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에서 뒤졌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총선 결과를 분석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1위를 기록했던 故 고희선 전 의원과 2위 오일영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4.94%였다. 그리고 그 밑에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후보의 영향력까지 합산, 실질적 지지율 격차는 23.31% 수준"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재보선에서 서청원 후보와 오일용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35%에 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