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1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밝힌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입장을 성토했다.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은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보자고 하지만, 역대 대통령들의 대국민사과와 관련자 문책 시점은 사법부의 판단이 있기 전인 검찰 기소 후였다"며 "지난 대통령들은 국정이 장기적으로 혼란에 빠지면 안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박 대통령의 안일한 인식을 비판했다.
그는 "하세월 재판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사과로 정국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조속한 문책 인사가 있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다가는 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버릴지도 모른다"고 성토했다.
(사진=민주당)
김 대표는 또 "'개인적으로 의혹 살 일을 하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의 말을 믿고 싶다"면서도 "'그렇다면 왜?'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며 말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왜 처음부터 진상규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히지 않고 법무장관을 앞세워 원세훈에 대한 구속수사와 공직선거법 적용을 막으려고 했나. 왜 수사책임자였던 검찰총장을 무리하게 찍어내고 트위터글을 추가로 밝혀낸 특별수사팀장까지 갈아치웠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의혹을 명확히 밝히겠다는 게 진심이라면 왜 의혹을 밝히는데 큰 공을 세운 수사팀을 감찰하고 있나. 국정원 소속 피의자들에게 증언을 거부하게 한 국정원장을 왜 문책하지 않나. 또 '야당 도와줄 일 있냐'며 수사를 가로막은 서울중앙지검장이 왜 아직도 수사를 하나"고 따져물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의 시국인식은 유감스럽고 걱정스럽다"며 "형식과 내용에서도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전인수식 상황인식에 책임을 야당과 사법부에 떠넘기고 있고, '의혹 살 일 없다'는 자기변명만 있다"며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당당함과 책임감도 없다"고 성토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사법부의 판단을 제대로 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를 제안했다. 그는 ▲특별수사팀 복원 및 감찰 중단 ▲국정원과 국정원장의 수사협조 선언 및 남재준 원장 거취 표명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대한 책임자 처벌 ▲'수사방해' 의혹 황교안 법무장관 사과 및 사퇴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에 대한 민군합동수사나 특검을 주장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야당과 국민을 향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기다리라고 겁박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성토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의혹 살 일 없다'는 언급에 대해서도 "동문서답"이라며 "국무총리 담화문의 복사판이었다. 표정만 달리한 고장난 레코드판 튕김이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진정성을 담보하려면 진상규명을 막는 장애물이 제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