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토부 퇴직 공무원들이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의 사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병호(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소관 14개 공기업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도로공사를 제외한 12개 공기업 중 7개 공기업 기관장(사장·이사장·원장)이 국토부 퇴직 공무원으로 나타났다.
해당 7개 공기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시설안전공단, 교통안전공단, 한국감정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다.
더구나 14개 공기업 중 사장 자리가 공석이거나 상임감사 보직이 없는 3개 기관을 제외한 23명의 사장과 상임감사 중 17명(73.9%)도 국토부 등 중앙행정기관과 군·경찰 등 이른바 정년이 보장된 일반직 공무원 출신들이었다.
문 의원은 한 마디로 일반직 공무원들이 정년까지 보장 받고도 모자라 퇴직 후에도 공기업으로 낙하산 취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기업 상임감사들도 전문성이 무관한 인물들이 대다수로 낙하산 인사가 대부분이었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감정원은 군 출신이, 한국공항공사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 출신, 대한주택보증은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 철도공사는 경찰 출신이 맡는 등 전문성과 무관한 낙하산 인사가 상임감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출신 지역별로는 기관장과 상임감사를 포함한 전체 상임이사 67명 가운데 27명(40.3%)이 영남 출신이었고, 충청(15명·22.4%)과 호남(8명·11.9%)이 뒤를 이었다.
특히 철도시설공단은 이사장부터 상임이사까지 전원이 영남출신이었으며, 교통안전공단은 이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전원이 영남 출신들이었다.
JDC의 경우 현 이사장을 포함해 2005년 이후 8년째 이사장 자리를 제주 오현고 출신이 독점하고 있었으며, 현직 상임이사 2명 중 1명도 오현고 출신으로 드러나 특정 고교의 독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의원은 "일반직 공무원들이 정년까지 보장 받고도 모자라 퇴직 후에도 공기업으로 낙하산 취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 이상 공기업이 관료집단의 노후대책본부, 용돈자판기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