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소급적용 여부와 시기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온 취득세 영구인하 방안이 대책발표일인 8월 28일부터 소급적용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과 유정복 행안부 장관은 4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8월말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당정협의 전에는 당초 정부가 추진한 대로 상임위 통과일인 11월 말부터 소급적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었으나 8월말부터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요구가 수용된 것이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상임위 법안심사에 앞서 "당초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되는 법안을 준비했지만 김태환 안행위원장(새누리당)이 내년부터 적용하는 안은 국민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정부에 (8월말 소급적용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취득세 영구인하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지방세법 개정안(황영철 의원 대표발의)은 이어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안정행정위원회 법안심사에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됐다.
법안상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나 여야 간사의 합의로 긴급상정한 것이다. 소급적용 여부를 놓고 시장에 혼란이 가중된 상황과 국회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 정쟁에 매몰돼 법안처리를 미루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법안 심사 전 의원질의를 보면 법안통과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취득세 영구인하 법안 통과에 상당부분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8월 28일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한 방침은 잘 한 결정"이라며 "민주당이 반대한다는 언론보도도 있는데 민주당은 애초부터 대책발표일부터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여아 간사 합의로 안행위 법안심사 긴급상정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지방재정 악화, 취득세 영구인하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제기돼 안행위 의원들 간 미묘한 의견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통합진부당 이상규 의원은 "양극화를 해소하고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근본대책 없이 세금 몇푼 깎는 정도로 생색내기를 하려는 것이냐"며 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복지정책 후퇴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자감세 철회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방세수 보전 대책에 대해서는 여야의 입장 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현재 정부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5%에서 향후 11%까지 끌어올려 지방세 감소분을 전액 보전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취득세 영구인하로 인한 정부 재정부담은 연간 약 7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경기, 지방재정 두마리 토끼" vs "근본대책 아냐"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지방소비세율 인상은 취득세 영구인하와 관계없이 중앙정부가 약속했던 것'이라고 비판하며 더 적극적인 지방재정 안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지방세율을 10%까지 올려준다는 약속은 이미 이명박 정부에서 한 것"이라며 "국세와 지방세 불균형(8:2)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지방정부 간 부익부 빈익빈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은 "지방소비세는 경기에 따라 출렁이는 취득세보다 안정적인 세목인만큼 이번 지방세법 개정안은 취득세 인하를 통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와 지방재정 안정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며 "국가가 세수를 보전해준다고 하면 소극적인 느낌이 드는만큼 지방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법안임을 적극 홍보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가결하고 법안심사소위로 넘겼다. 법안소위는 오는 6일 법안을 심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