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펀드 '승승장구'..연초이후 수익률 30% 육박

펀드규모 작아 '과도한 투자주의' 지적도

입력 : 2013-11-04 오후 4:05:33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전반적인 펀드시장은 불황을 겪고 있지만 대만펀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에 육박하는 등 지역별 펀드 가운데선 일본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향후 대만펀드에 대한 전망도 밝아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되지만, 펀드 규모가 작은 만큼 과도한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4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대만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기준일 1일)은 26.85%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국가별 펀드 중에서는 일본펀드(33.5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1.36%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두드러진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ING타이완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A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이 26.87%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한국투자타이완증권자투자신탁 1(주식)(A)(8.56%), 미래에셋타이완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3.63%) 등이 이었다.
 
대만펀드가 이처럼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는 것은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신흥아시아국에 비해 양호한 펀더멘털이 부각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대만은 지난 2분기 경상수지가 137억달러를 기록했다. 9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4126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듯 양호한 경제 상황으로 외국인은 지난 8월23일 이후 최근까지 65억달러를 대만증시에서 순매수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6월에 대부분의 이머징국가들이 증시 변동성을 겪었다"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나 대만 등 외환보유액이 많고, 경상수지가 흑자인 국가들의 증시가 괜찮았다"고 진단했다.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도 "대만은 국가 부채비율이 낮은 편인데다 해외경제 의존도가 낮다"며 "최근 선진국의 강세 속 신흥국들의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만은 경제기반이 튼튼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대만펀드의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IT 수출비중이 높은 대만이 미국 경기 회복에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만펀드의 수익률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때문에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졌지만, 한반기에는 신흥국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며 "대만의 경우에는 미국경제가 회복되면서 IT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대만펀드의 양호한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흥국이 선진국에 비해 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 경제의 펀더멘털 역시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미국경기 회복에 대한 수혜 외에도 최근에는 D램 가격도 상승하고 있어 대만펀드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 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신흥국 증시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내년에는 이머징국가들이 선진국보다 크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나라나 대만은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만펀드의 규모가 작은 만큼 과도한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만펀드 역시 개별국가 펀드로 한 쪽에 과도한 투자는 펀드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대만펀드의 양호한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대만펀드는 중국펀드보다 규모가 작은 섹터펀드 성격으로 투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개별국가 펀드에 한정해 과도하게 투자하면 펀드 관리가 쉽지 않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헤사 대만펀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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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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