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정부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댓글 사건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을 대함에 있어 극명한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정원 사건의 경우 재판이 진행중이므로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보자는 입장인 반면, 똑같이 재판이 진행 중인 이석기 의원 사건에 대해서는 전격적으로 통진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 청구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서유럽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무부가 긴급 안건으로 올린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의 건'을 의결했다.
정부는 곧바로 진보당 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으며 헌재는 6개월 안으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31일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의혹을 살 일을 하지 않았다"며 "사법부의 판단과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진보당에 대해서는 입장을 180도로 바꿔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정당 해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사진)은 또 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6명의 자격 박탈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모두가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박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이같은 이중적 태도는 곧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당 해산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면서 "대통령이 있는 자리에서 제대로 보고를 받고 정상적인 절차로 처리했어야 하는데 긴급 안건으로 오늘 새벽에 처리하는 것은 의문이다. 국무회의에서 제대로 된 토론 과정이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심각한 정치 부재 상황을 노정시킨 결과"라면서 "국정원 사건은 우리가 계속 얘기해도 무죄가 추정되니 재판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하고, 이건 지금 1심 재판이 한참인데 유죄로 추정해서 전광석화처럼 일사천리로 처리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