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3분기 성적표..컨테이너 '울상' 벌크·가스 '훈풍'

컨테이너선사 한진해운·현대상선 3분기 적자지속 전망
벌크·가스선은 물동량 증가로 운임 상승 훈풍

입력 : 2013-11-05 오후 4:38:2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3분기에도 여지없이 해운업 침체가 지속된 가운데 운용하는 선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선사별로 희비를 가른 것은 운임이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3분기 성수기임에도 구조적인 선박 공급과잉으로 운임 인상이 쉽지 않았던 반면, 벌크선과 가스선은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운임지수 상승이라는 훈풍이 불었다. 
 
국내 대표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117930)현대상선(011200)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적자 행진이 유력시된다. 다만 일부 성수기 효과로 직전 분기였던 2분기 비해서는 적자폭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 평균 1248포인트를 기록했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월 기준 1003포인트까지 떨어진 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여파로 지난달 25일 기준 유럽노선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7%가량 운임이 하락했다. 미국 서안노선도 약 23% 운임이 떨어졌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사업구조를 보면 그나마 벌크선 비중이 높은 현대상선의 적자폭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 매출 비중은 약 82%인데 반해 현대상선은 컨테이너 부문이 약 70%, 벌크 부문이 약 25% 정도의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벌크부문의 운임 상승이 컨테이너 부문의 부진을 일부 상쇄시켜 준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어진다. 컨테이너 운임이 지속 하락하면서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컨테이너선사들은 유동성 확보에 그야말로 '비상'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 중이며, 최근에는 대한항공에 1500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양사 간 소원했던 관계를 고려했을 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현대상선은 최근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이용해 회사채 2800억원의 차환을 발행했으며, 4일에는 15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현금을 확보했다.
 
◇3분기에도 전체적인 해운업 침체는 지속된 가운데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운용 비중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반면 STX팬오션(028670), 대한해운(005880), KSS해운(044450) 등 벌크·가스선을 운용하는 선사들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이나 석탄과 같이 포장되지 않은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경우 지난 2월 바닥을 찍고 순항 중이다.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지난 2월 최저점인 647포인트에서 7월 1062포인트로 급증한 뒤 9월말 2000포인트를 돌파, 4일 현재 2084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STX팬오션의 경우 3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적자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대한해운과 KSS해운은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였다.
 
대한해운은 매출액 13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고, 영업이익 27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KSS해운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14억원, 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34.1% 늘었다. KSS해운의 경우 전체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가스선의 수출 및 내수 모두 매출이 증가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1척의 스팟(spot) 운임단가가 5월 이후 상한선 수준인 105만달러를 넘어서는 등 운임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컨테이너선과 벌크·가스선의 격차는 4분기에 더 확대될 전망이다. 4분기는 전통적인 컨테이너선 비수기로 운임 인상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반면 벌크선은 4분기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석탄, 석유 등 난방을 위한 원자재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물동량 증가율이 선복 증가율을 앞서면서 벌크선 시황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가스선도 미국 세일가스 붐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물동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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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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