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을 놓고 정부와 제약협회 간 힘겨루기가 격화되고 있다.
한국제약협회는 정부가 관련 공청회를 받아들이지 않자, 오는 6일 제약협회 주관으로 단독 토론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이를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하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어 양측 간 접점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복지부는 제약협회가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과 관련해 민관이 함께 하는 공청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재시행으로 가닥을 잡은 마당에 원점으로 돌릴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복지부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5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일 열리는 시장형 실거래가 토론회는 재시행 반대쪽 패널만 초청해 진행하는 반쪽토론회”라며 “제도 재시행과 관련해 이번 토론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공청회 참여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공청회는 제도 도입 초기에 (찬반)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진행한다. 이 제도(시장형실거래가)는 이미 2010년에 도입돼 시행된 바 있다”면서 “재시행을 놓고 얘기해야지, 처음부터 제도 도입 문제를 토론하자는 얘기는 앞뒤가 바뀐 경우”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제약협회는 6일 오전 제약협회 4층 대강당에서 ‘시장형 실거래가’ 재시행과 관련한 토론회를 강행해 제도의 폐지 여론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날 토론은 대한약사회, 한국도매협회 등과 공동 개최된다. 이 자리에는 이재현 성균관대 교수, 김대원 대한약사회 부회장, 박정관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이사, 신봉춘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사무관 등이 나와 ‘시장형 실거래’ 재시행을 놓고 토론을 펼친다.
이중 이재현 교수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가 제약산업과 보험재정에 미칠 영향’이라는 주제를 놓고 재시행 폐지를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원 부회장과 박정관 이사 역시 제도 폐지 의견을 내놓을 방침이다. 복지부 설명대로 사실상 반대쪽 의견만 담게 됐다.
때문에 복지부는 토론회 공정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복지부 관계자는 “토론회는 찬성과 반대 패널이 동석으로 참석해서 입장을 펼쳐야지, 이번처럼 일방적으로 반대 의견만을 제시하는 패널만 초청해 진행하는 토론은 공정성이 없다”며 “그들만의 주장만 펼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제약협회 측은 “제27회 약의 날(11월18일)을 기념하는 행사 일환으로 제약산업과 관련정책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들여다 보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라며 “열린 토론을 통해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합의점이 도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평행선을 그으며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것.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는 지난 2010년 10월 도입됐으나 지난해 일괄 약가인하 정책으로 1년간 유예됐다. 유예기간은 내년 1월까지다. 요양기관이 저가로 의약품을 구매하는 경우, 상한금액과 구입금액 차액의 70%를 수익으로 제공해 병원, 약국 등에서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토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