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무성 등 소환, 오늘 아침에 결정"

민주 "새누리와 검찰 사전조율 의심..소환되도 진실 규명할지는 의문"

입력 : 2013-11-08 오후 4:04:05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검찰이 8일 오전 발표한 새누리당 김무성·서상기·정문헌 의원에 대한 다음주 소환계획은 당일 아침에 결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무성 의원에 대한 비공개 서면조사가 전날 밝혀진데 따른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길태기 검찰총장 대행(대검 차장검사)와의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김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길 총장대행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소환조사 결정이 이날 아침에 결정됐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정치권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고 항의하자, 길 총장대행은 "그런 오해가 있을 수도 있겠다"면서도 "수사상황이라는 것은 사정 변경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서면조사를 하려다가 갑자기 바뀌었다. 김무성 의원에 대한 서면 조사 결과가 오지도 않았는데 소환조사로 변경한 케이스가 있나"고 따져묻자, 길 총장대행은 "그런 경우도 있다"도 답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길 총장대행의 답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게 아주 궁색했다"고 맹비난했다.
 
(사진=최기철 기자)
 
김 수석대변인은 김무성 의원의 검찰 소환과 관련해 새누리당과 검찰의 사전 조율 의혹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어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우리가 스스로 출석하겠다. 소환하라'고 얘기했다. 이례적인 얘기였다. 김무성 의원쪽도 '검찰이 소환하면 언제든지 나가서 수사에 협조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며 "검찰과 새누리당이 사전 소환에 관해 사전 조율이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강하게 나가니까 소환(계획)을 발표했지만, 과연 소환해서 어느 강도로 수사하고, 진실을 규명할지는 물음표"라며 "신경민 최고위원이 말한대로, 대검에서 소환해 설렁탕 먹이고 컴퓨터 하고 잡담하다가 11시간 버티다가 내보내면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진한 서울지검 2차장을 정면 겨냥했다. 그는 "이진한 차장에 대해선 그동안 여러번 '국정원 사건 무죄를 확신한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 수사에 관한 피의사실 유포, 잘못된 정보 제공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화록 미이관' 사건와 '대화록 유출'이 두 사건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이 차장과 조영곤 서울지검장이 (지휘 라인에) 존재하는 한 모든 수사의 공정성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뜻을 길 총장대행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특검과 관련해 "그동안 안철수 의원이 특검을 제안하고 그러는 상황인데, 민주당은 뭐하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도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건 '특검촉구' 성명을 발표했던 초선들이나 지도부도 다 인식하고 있었다"며 "다만 언제 얘기할 때 새누리당을 압박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지에 대한 시기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제 김무성, 권영세 봐주기의 검찰 속내가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편파수사'라는 것에 국민이 공감하고 분노하고 있었다"며 "이제 검찰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어서 오늘 아침에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새누리당이 받아들이는 것은 새누리당의 입장에 달렸지만, 정치권이 처한 여러 비상한 정국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선 이 점밖에 없다는 것에 새누리당의 많은 의원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청와대와 일부 새누리당 강경파가 반대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력이 복원되면 특검이 가능할 것이다. 대통령도 이런 입장에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대변인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이 재발되지 않기 위한 국회 내 '국정원개혁특위'에서는 ▲정치중립 위반에 대한 공소 기간 연장 ▲상관의 부당한 명령에 대한 거부권 ▲국가기관 범죄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장치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시 교사자와 실무자 엄중 처벌 ▲국정원에 대한 정부위원회의 감사권 강화 ▲국정원 조직개혁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해야되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향후 투쟁 계획에 대해선 "일단은 오늘 하루 국회 일정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이다. 주말 상황을 지켜보고 다음주에 어떻게 할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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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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