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 "돌잔치까지 다 이관시키나?" 檢 발표 반박

"삭제매뉴얼 아니라 미이관 처리방법'"

입력 : 2013-11-17 오후 3:56:0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고의 삭제를 지시했다는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참여정부 인사들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김경수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은 17일 노무현재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삭제매뉴얼에 따라 대화록 초본을 e지원에서 지웠다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전 비서관은 "e지원 개발을 민간기업(삼성SDS)이 했는데 참여정부 5년 내내 e지원 시스템 안에는 별도의 삭제 버튼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e지원은 단지 문서관리만 하는 게 아니라 청와대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 누구네 돌잔치 같은 것까지 모든 활동이 e지원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 돌잔치까지 다 이관시키나. 개인적 기록인데. 그런 것들은 이관 안 시켜야 한다"며 "그걸 관리업체랑 협의했다. e지원 안에서는 삭제를 못하니까 이관을 안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에 대한 결론이 표제부 삭제"라면서 "전체 문서의 구성요소 중에서 제목이 들어가는 표제부만 삭제하면 이관되지 않는다는 게 매뉴얼로 만들어졌다. '삭제매뉴얼'이 아니라 '미이관 처리방법'이라고 해명했다.
 
e지원 시스템 구성상 보고서는 데이터베이스 상에서 ▲표제부 ▲경로부 ▲관리속성부 ▲파일정보 등의 테이블로 구성되는데, 이관 제외대상 문서는 표제부 테이블에서만 삭제했다는 것이다. 대화록 같은 첨부된 문서 파일 등은 그대로 보존이 된다는 의미다.
 
김 전 비서관은 "표제부 삭제라는 것이 삭제 기능이냐. 그건 아니다"고 자문자답하며 "미이관 문서들 중 기록관에 이관시킬 필요가 없는 것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 민간업체 e지원 담당자가 '기능을 따로 설치하는 게 아니고 시스템 관리자들이 미이관 대상을 찾아서 표제부만 지워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삭제하는 기능을 탑재한 것이 아니고 미이관 처리를 해야 하니까 그걸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시스템 관리자들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표제부 테이블에 있는 관련된 제목만 지우는 방식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상경 전 대통령기록관장도 "e지원을 개발한 업체에서 삭제매뉴얼이라 명칭을 했는데 부정확한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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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