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은행의 자기자본거래를 금지하는 '볼커룰(Volker Rule)' 시행 시기를 1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17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연준이 볼커룰 시행을 내년 7월에서 이듬해 7월로 1년간 연장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볼커룰은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 2010년 마련한 도드프랭크법의 하위법안이다. 은행의 무분별한 자기자본거래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 은행이 사모펀드나 해지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자기자본의 3%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볼커룰은 당초 지난해 7월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금융사 및 일부 정치권의 반발함에 부딪혀 시행이 2년 연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볼커룰이 금융시장 활동을 현저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연준은 현재까지도 볼커룰의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으로, 볼커룰 시행 연기가 확정될 경우 내달 중으로 공식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볼커룰 시행이 연기되더라도 일부 단서조항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단서조항에는 자기자본거래를 예정대로 내년 7월부터 중단토록 하는 한편, 은행이 거래정보 데이터를 수집·공개하고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 등을 구축토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볼커룰이 시행될 경우 자기자본거래와 구별하기 힘든 합법적인 시세조정(market making)이나 헷지 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JP모건의 런던지사에서 파상품 거래로 62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과 관련해 당국에서는 위험한 자기자본거래에 따른 손실로 보는 반면 JP모건은 헷지거래 중 발생한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볼커룰이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며 미 상공회의소는 최근 볼커룰 재검토를 요구하는 서한을 당국에 발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