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태양광 업체들이 3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업체 별로 희비가 다소 엇갈렸다. 전방산업에 해당하는 한화케미칼은 적자폭이 감소한 반면 후방산업인 OCI는 가동률 하락에 따른 원가부담의 증가로 부진이 지속됐다.
OCI(010060)는 올 3분기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에서 950억원 안팎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OCI는 올 3분기부터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을 소다회, 특수가스 등과 한데 묶어 베이직케미칼 부분으로 개편했다. 여기에서만 75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3분기 적자 대부분을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에서 까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추세다. OCI의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은 지난해 3분기 3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뒤 올 3분기까지 내리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3분기 현재 누적 적자 규모는 1900억원대로, 4분기까지 더하면 폴리실리콘 사업에서만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더구나 해가 갈수록 적자폭(2011년 7602억원 흑자->2012년 111억원 적자)이 커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그나마
한화케미칼(009830)은 사정이 좀 낫다. 한화케미칼은 올 3분기 누적 적자 규모가 86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케미칼은 3분기 누적 기준 적자 규모가 2011년 1699억원에서 지난해 1036억원으로, 이어 또 다시 축소되는 등 매해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에 대해 반색하는 분위기다.
올 3분기 양사의 실적이 엇갈린 행보를 보인 것은 전후방 산업별로 다소 온도차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폴리실리콘은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반면 전방업체들은 일본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의 태양광발전 설치 수요가 늘면서 매출액이 늘고, 영업적자 또한 축소됐다.
OCI의 경우 폴리실리콘 시장이 수급 측면에서 이렇다 할 개선 조짐을 보이지 못하면서 판가에서 발목이 잡혔다. 태양광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7월부터 한 달 이상 16달러 중반에 머물며 답보 상태를 보였다. 여기에 전력난 가중에 따른 정부의 전력사용 자제 지침 영향도 컸다. 2분기 대비 30%나 낮은 60%의 가동률을 기록, 고정비 부담이 톤당 7~8달러 수준으로 늘면서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반면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부문은 태양광발전 설치 수요의 호조세와 판가 상승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일본과 유럽 시장의 수요가 늘면서 말레이시아와, 중국 치동, 독일 공장의 3분기 가동률은 90% 이상 호조를 보였다.
모듈 판가 역시 실적 회복의 버팀목이 됐다. 지난 7월 중순 미국과 한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정부가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직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며 모듈 가격도 킬로와트 당 0.7달러대를 유지했다. 또 태양광발전의 가장 마지막 단계로, 수익률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히는 EPC(설계·구매·시공) 사업 분야 진출도 실적 회복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관련 업계에서는 OCI와 한화케미칼이 올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는 판가 상승은 부담이다.
특히 업계 전반에서 저가 경쟁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한 만큼 현 상태가 유지되거나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기류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올 연말 태양광발전 설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시장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4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이라는 부정적 기류도 나온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태양광발전 설치량이 예상보다 증가 속도가 더딘 탓에 모듈 업체들의 수요가 늘더라도, 폴리실리콘에 회복 신호가 전해질 수준은 아니다"며 "올 4분기에도 각 업체들은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잉곳 생산업체인 웅진에너지는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413억, 7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나 영업적자는 지속됐다.
◇태양광발전의 기초소재가 되는 폴리실리콘.(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