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임신과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 단절이 발생하는 여성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비경제활동 상태에 있는 경력단절 여성이 시간제 근로에 참가할 경우 연간 5조8000억원의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승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발간한 보고서 '여성인력 활용의 선진 사례와 시사점'을 통해 "비경제활동 상태에 있는 경력단절 여성이 시간제 근로에 참가하면 연간 5조8000억원의 근로소득이 예상된다"며 "전일제 근로를 가정할 경우엔 12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2.3%에 못 미쳤다. 여성 대졸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은 OECD 평균 82.6% 대비 20%p 낮은 62.4%에 불과했다.
그는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을 여성인력 활용의 선진 사례로 제시했다.
이들 국가는 ▲자발적인 시간제 근로 ▲시간제 일자리로 경력단절 위기를 극복 ▲시간제 근로의 낮은 진입장벽 ▲고부가가치 업종의 높은 여성고용 ▲고학력·기혼 여성의 적극적 취업의지 ▲유연 근로 선택의 자율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 국가의 여성 취업자 5명 중 2명(네덜란드는 5명 중 3명)은 시간제 근로상태다. 또 이들 대부분이 자발적인 시간제 근로자다. 반면 우리나라의 자발적 시간제 근로자는 15%로 OECD 평균26.4%에 크게 못 미친다.
아울러 3개 국가 모두 여성 경제활동은 고학력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87.2%, 독일 86.3%, 영국 82.0%로 모두 80%를 넘는 높은 수준이다.
고 연구위원은 "이들 국가의 경력단절 연령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유지된 원인은 전일제 근로가 양질의 시간제 근로로 대체됐고, 여성의 시간제 근로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간제 일자리는 여성의 이직 환경에 부합하는 근로 형태이자 여성의 경력단절을 완화시키기 위한 징검다리"라며 "궁극적으로는 경력단절 여성에 맞는 이행노동시장(TLM) 모델'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행노동시장은 개인이 생애단계별로 전직과 실업, 경력단절, 은퇴 등 노동시장 이동 과정에서 직면하는 위험요소들을 국가가 예방·관리해줌으로써 더 나은 곳으로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지원하는 노동시장체제다.
고 연구위원은 "여성 근로의 필요성과 일과 가정의 양립 가능성에 대한 여성 자신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며 "유연 근로제와 보육환경 개선 등 여성 친화적 근로환경의 정착은 일자리 형태보다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연한 근로시간과 재택근무 등 자율권이 주어질 수 있는 제도 마련과 상대적으로 육아 및 자녀 교육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우리나라 여성들의 눈높이에 맞는 육아·자녀 교육 환경 조성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