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바클레이즈와 씨티그룹,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트레이더들의 담합행위 등을 막기 위해 온라인 채팅을 금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채팅 금지령은 특히 많은 트레이더들이 동시에 접속하는 대중 채팅방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다만 개인들의 쌍방 통신이나 타 은행 상대와의 대화는 규제대상에 포함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은 이미 두달 전부터 트레이더들의 온라인 인스턴트메신저 사용을 금지했고, JP모건도 온라인 대화방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전화로 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조치는 회사의 감시망에서 벗어난 채팅방을 통해 이뤄지는 담합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RBS 등 일부 글로벌 은행이 리보금리를 조작했다는 파문이 일며 그 원인으로 채팅방이 지목된 바 있다.
현재 영국과 미국, 스위스, 홍콩 등 15개 국가의 조사기관에서 리보금리 조작과 관련한 수사를 진행중이며 12명 이상의 트레이더들이 채팅방을 통해 민감정보를 공유하며 담합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정직처분을 당했다.
리보스캔들은 은행들에 370억달러의 벌금 폭탄을 안겨주며 온라인 대화방의 문제점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다.
유럽의 한 대형은행 임원은 "처음부터 채팅방 사용을 허용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채팅방이 은행의 감시를 피해 음지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참 트레이더는 젊은 트레이더들이 채팅방을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랫동안 골치 아팠다며 "젊은 트레이더들에게 채팅을 못하게 해도 이들은 곧바로 다시 채팅을 시작할 뿐만 아니라 채팅창을 통해 온갖 멍청한 이야기들을 쏟아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