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25일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시국미사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맹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들이 많다. 앞으로 저와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이런 일들을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이라는 국가문란 사건에 대해서도 반드시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대선개입과 국기문란 사건으로 국내외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을 해온 국정원과 정치검찰이야말로 국가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핵심세력 중 하나"라며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선 눈 감고, 일부 사제의 비판에만 눈을 부릅뜨는 그런 일이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 ⓒNews1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과 현 정권, 새누리당이 의도된 과민반응을 통해 국민을 분열시키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침소봉대의 이유가 국기문란 사건에 대해 특검을 도입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맞서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의 이런 태도로는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이 약속했던 국민대통합과 100% 국민행복시대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청와대는 만 개의 귀를 열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기관이고,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의 온갖 이야기를 묵묵히 받아내야 하는 자리"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권력기관의 국기문란 사건에는 침묵하고,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는 격렬하게 반응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국민 불안과 불신의 근원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와 관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했다.
"참여정부 때인 2003년 인권위원회에서 이라크전 파병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국론 분열행위에 국가기관이 나선다'는 비판을 쏟아졌다. 그런데 정작 파병을 결정한 노 전 대통령은 '인권위는 바로 이런 일을 하라고 만들어진 것'이라며 인권위의 독립성을 인정했고 비판 의견을 수용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는 참여정부의 청와대 같아야 하고, 대통령의 자세는 노 전 대통령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 국민적 비판에 쌍심지 돋우는 대통령의 내일이 두렵고, 온갖 비판에도 넉넉했던 어제의 대통령이 그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