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금융당국이 '부실백화점' 국민은행 전·현직 경영진의 성과급에도 제동을 걸었다.
이에따라 어윤대 전 KB금융회장은 수십억에 달하는 스톡그랜트(주식성과급)를 받기가 힘들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에는 조영제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긴급호출한데 이어 검사역 4명을 본점에 긴급 투입했다. 도쿄지점에 파견된 4명, 추가 인원까지 합하면 특검 사상 최대인원인 11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잇따른 부실의혹으로 국민은행 특별검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KB금융 전·현직 경영에 성과급 지급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일련의 모든 부실 의혹이 비단 현(現) 경영진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임영록 현 회장과 이건호 행장의 내부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지만 어 전 회장과 민병덕 행장 재임시절 부터 있어 왔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5개에 달하는 사안이 부실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고경영자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스톡그랜트 등 성과급을 받는다면 납득할 사람이 있겠냐"며 "금융당국도 정서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성과급 보다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힘줘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B금융 이사회도 부랴부랴 어 전 회장에 지급할 스톡그랜트에 대한 논의를 전면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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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지난 19일 평가보상위원회를 열어 스톡그랜트 안건을 논의하려 했으나 잇단 부실의혹에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윤리적 중대한 결함이 있으면 장기성과급은 이를 반영해 지급액을 정한다"며 "사실상 스톡그랜트는 무기한 연기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당국이 금융사 경영진 성과급에 개입할 명분은 없지만 KB금융에서 현재 분위기를 고려해 알아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에둘러 국민은행을 압박했다.
한편 25일 오후 조 부원장은 이 행장을 긴급 호출해 금융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조 부원장은 "내부통제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라"며 "순환근무제, 명령휴가제 등을 엄격히 시행하고 내부보고체계 또한 재정비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