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EU 협정 연기한 속 사정은?

입력 : 2013-11-27 오후 3:55:19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가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잠정 중단하는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압박책이 주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서방측의 인색한 태도 또한 우크라이나의 변심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의 FTA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경제가 러시아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줄곧 강조해 왔다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통신)
푸틴이 우크라이나가 스베르방크, 가즈프롬방크, 러시아대외경제개발은행, VTB 등 러시아 은행들에 진 빛 300억달러를 일일히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러시아 정부는 철강 파이프 등 우크라이나산 제품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국경 검문을 강화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미콜라 아자로프 우크라이나 총리를 만나 EU 협상이 타결되면 러시아와는 완전히 결별해야 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일련의 조치들은 유럽과의 공조로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신호를 주기에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보복 조치로 수년간 수출 부문에서만 70억달러의 손해를 봤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협상이 유보된 이유로는 EU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에 확신을 주지 못한 점도 있다.
 
아자로프 우크라이나 총리는 “유럽 당국자들은 러시아와의 무역 단절로 인한 손실분을 어떻게 보상해 줄지에 대해 확답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과의 협상 중단 결정은 갑자기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며 “유럽은 우리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오는 28~29일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EU-동부파트너십' 정상회의에 참가해 왜 EU와의 협상을 중단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6년간 지속됐던 FTA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을 계기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역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직접적인 금융지원에 들어갈 수 있고 우크라이나가 수입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낮춰주는 등 간접적인 지원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럽과 경제 공조를 기대했던 시민들은 반정부 시위를 벌이면서 이번 주 내로 협상을 다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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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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