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GS건설(006360)이 물산업 진출을 위해 인수했던 스페인 수처리 업체 '이니마'(Inima OHL)의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5월 인수한 이니마의 매각 등 처리를 두고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매각 설의 배경은 결국 회사의 실적 악화다. GS건설은 올 상반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부도설까지 나도는 등 고초를 겪고 있다. 다만 매각 여부와 구체적인 매각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이니마 인수 당시 스페인 마드리드 이니마 본사에서 열린 이니마 인수 축하행사에서 허명수 GS건설 전 사장(사진 가운데)이 멤비엘라 이니마 사장(오른쪽 첫번째) 등 임직원들과 함께 인수절차를 마무리하는 서류에 사인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GS건설)
◇지난해 스페인 水처리업체 이니마 3440억원에 인수
GS건설이 인수한 이니마는 스페인 건설그룹 OHL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역삼투압방식(RO) 담수플랜트 방식의 기술을 가진 세계 10위권의 업체다.
1957년 설립해 세계 최초로 담수 플랜트 시공을 한 후, 전 세계 200개 이상의 수처리 플랜트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알제리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하루 20만톤의 바닷물을 RO 담수화 할 수 있는 시설을 준공했다. 유럽 최대 규모인 하루 384톤의 슬러지 건조 플랜트 시공 및 운영기술을 가지고 있다.
당시 GS건설은 이니마 인수비용으로 2억3100만유로(약 3440억원)를 지급했다. 전체 인수 대금 중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글로벌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2020억원을 대출해줬으며, 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로 보통주 20%에 대한 지분 약 700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함께 당시 이니마가 운영 중인 알제리 사업장까지 추가 비용 없이 인수하면서 49개의 운영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물산업 진출, 1년 반만에 '좌절'
GS건설은 이니마 인수를 통해 물산업 진출의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인수 당시 허명수 GS건설 전 사장은 이니마를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수처리업체로 성장시킨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니마 해외 지사에 GS건설 본사 임원을 재배치하고 알제리·미얀마 지역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해왔지만, 계속되는 실적부진으로 난항을 겪어왔다.
실제로 이니마 해외 지사에 파견됐던 임원은 올해 본사 해외 토목사업본부로 복귀했다가 지난 27일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을 통해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으로 이니마 운영이 어렵운 것은 사실일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지분 매각 혹은 시설 매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수 당시 업계에서는 GS건설이 각광받는 물산업 분야의 회사를 인수한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했다"며 "5만톤 이상, 3건의 공사 실적 등이 있어야 입찰이 가능한 해수담수화 시장에 GS건설이 이니마 인수를 통해 적극 진출할 줄 알았는데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년 전부터 물산업이 신사업으로 각광받았으나 현재 태국 물관리사업 외에는 이렇다 할 굵직한 공사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신속한 매각 추진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건설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유휴자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니마에 대해서는 매각을 논의 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