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누리당은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키고 민주당이 이에 대한 항의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29일 국회가 멈췄다.
내년 예산안을 심의해야 하는 예산결산위원회는 민주당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준예산이 실행될 것이란 걱정이 커지고 있지만 새누리당, 민주당은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보다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반발에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합의처리 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절차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 정당하고 합법적 표결에 의해 임명동의안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보이콧은 민생을 외면하는 행동이라고 압박했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최대한 빨리 깨닫고 국민의 눈높이에 입각해서 상식적 자세를 가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28일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이 진행 중이다.(사진=김현우 기자)
임명동의안처럼 예산안을 새누리당 단독으로 처리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예결위 소속의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정쟁은 정쟁대로 하더라도 민생을 안정시킬 예산 관련 사항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위원장은 여야 합의대로 한 시간이라도 빨리 예산안 심의가 이뤄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임명동의안 처리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반박했다. .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병헌 원내대표는 “어제 날치기 폭거는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고 악용한 ‘신종 날치기’이며, ‘박근혜표 날치기’ 폭거”라고 주장했다.
국회 의장의 직권상정을 제한하는 국회법 85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권)를 제도화한 국회법 106조 2항을 위반했고, 강창희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투표를 종결시켜 민주당 의원들의 표결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강력하게 대응해 가겠다. 이후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새누리당과 청와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국회의장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다른 야권에서도 새누리당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결위 소속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국정파탄을 막을 정치력이 있어야 집권여당의 자격 있다”며 “다양한 정책수단을 다 갖고 있으면서 어떻게 단 하나도 양보를 안 하느냐"고 새누리당을 질타했다.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곧 탈출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새누리당, 민주당 모두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예산안 통과가 무산될 경우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지지율만 높여주는 결과가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