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디스플레이 업계가 내년 상반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반등을 시작해 오는 2015년에는 정상적인 모습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주력 업종인 TV용 대형 패널이 공급과잉에 시달리게 되겠지만, 하반기부터 서서히 수요가 살아나 2015년엔 선진국을 중심으로 TV용 교체주기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특히 2015년에 교체되는 TV 중 상당수가 울트라HD(UHD) TV로 이어지게 된다면 업계에서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는 내년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의 대형 패널에 대한 우려와 중소형 패널에 대한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사용되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수요 증가로 기대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대형 패널의 경우 올해 역성장 이후 반등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TV용 대형 패널의 경우 내년도에 중국과 국내 업체들의 증설이 예정돼있어 공급과잉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중국 BOE의 허페이 8세대라인은 내년 상반기 내에 가동될 계획인 것으로 예상돼 공급과잉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의 양대 업체인 LG디스플레이(034220)와 삼성디스플레이도 8세대 라인을 같은 시기에 가동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낳고 있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국과 국내 업체의 8세대 라인이 가동될 계획인 것으로 파악돼 공급증가는 불가피하다"며 "내년 상반기 대만업체들을 중심으로 출혈을 수반한 가동률 조정이 필요해 하반기 연착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개최될 대형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과 올림픽이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예년만큼 수요 증가는 없을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미 선진국은 대부분 액정표시장치(LCD) TV로 교체된 상황에서 스포츠 이벤트 때문에 TV를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해당 이벤트가 UHD 해상도로 방송이 되겠지만, 다른 컨텐츠의 경우 아직 풀HD 해상도에 머물러 있어 크게 수요를 늘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의 경우 스포츠 이벤트가 TV의 수요를 대폭 올려 실적개선에 도움이 된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 TV가 선진국 대부분이 LCD TV로 교체된 상황에서 많은 수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대형 패널은 부진하겠지만, 중소형 패널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즉 올해와 마찬가지로 TV용 대형 패널의 부진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등 중소형 패널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의 진정한 반등은 2015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0년대 3D, 스마트 TV 등이 대규모로 보급된 상황에서 5년이 지난 2015년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TV의 대한 교체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부터 UHD TV의 시장 침투율이 높아진 이후 진정한 개화시기는 2015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LCD TV와 UHD TV와 가격차가 상당히 존재하지만, 2015년에는 그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내년 스포츠 이벤트를 기점으로 케이블 업계를 중심으로 UHD 해상도의 컨텐츠 보급이 이뤄져 UHD TV 확산을 가로막는 두 벽이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UHD TV의 확산을 가록막는 가격과 컨텐츠의 부족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며 "이제 내년 이후 두 문제가 해결된다면 UHD TV가 시장의 주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좌)와 삼성전자(우)의 UHD TV. (사진=LG전자,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