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증권사 시세정보사용료 인하 압박에 '속앓이'

"불황에 수수료도 낮춰야" vs. "선진국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

입력 : 2013-12-05 오전 8:33:45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국거래소가 증권사들의 '시세정보사용료'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은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거래소가 코스콤에 위탁해 국내 증권사에 제공하는 시세정보사용료를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세정보사용료는 증권사가 거래소의 실시간 정보를 받아 영업에 활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으로 기본료와 증권사 지점 수에 따라 매월 사용료가 합산 부과된다.
 
증권사들은 금융투자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세정보사용료도 어려워진 시장 상황에 맞춰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시세정보사용료 체계가 20년 전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현실과 거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증권사 수가 증가하면서 지점 수도 급증했다"며 "늘어난 지점 수만큼 사용료 수령액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어려워진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소는 오히려 점진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주환 거래소 시장정보팀장은 "증권사의 사용료 인하요구는 20년 전부터 계속돼 온 것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의 입장도 일견 이해는 된다"면서도 "하지만 20년간 한 번도 요금을 올린 적 없는 거래소 입장도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세정보사용료 수입 비중이 25~35%에 달하는 선진국 거래소의 사례(독일 25%, 런던 35%)와 달리 지난해 거래소 전체 수입 중 시세정보사용료 비중이 10%도 채 못 미쳤다는 점은 오히려 정보사용료 인상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요인"이라고 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지점을 철수하거나 통합한 데 따른 타격이 고스란히 거래소 수익에 반영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반면 거래소로부터 위탁대가(사용료의 25% 이상)를 배분받는 코스콤은 일단 증권사들의 입장을 들어보겠다는 입장이다.
 
코스콤 관계자는 "지적사항을 수용해 고민을 함께 해결토록 할 방침"이라며 "업계로부터 직접 받은 공문은 없으니 일단 소통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스콤이 지난 6월부터 스타지수(코스닥 대표지수)와 코넥스 등 일부 지수의 시세정보사용료를 면제했지만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 요청에 따른 '생색내기식' 조치였을 뿐 실질적인 인하 효과를 발휘하진 못했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지내고 있는 만큼 거래소도 과감한 수수료 인하를 통해 고통분담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코스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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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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