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니어스2'가 보여준 작은 사회

입력 : 2013-12-09 오전 10:00:42
◇'더지니어스2' 출연진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올해 가장 신선한 예능으로 손꼽히며 많은 매니아층을 쌓은 tvN '더지니어스2:롤브레이커'(이하 '더지니어스')가 지난 7일 첫 방송됐다.
 
'더지니어스2'는 첫 방송부터 더욱 복잡해진 게임을 선보였고, 적극적인 참가자들이 출연하면서 다양한 변수를 낳았다. 첫 방송 탈락자는 IQ 173의 멘사 회원 수학강사 남휘종으로 결정됐다.
 
이날 진행된 메인매치는 먹이사슬로, 이는 포식자와 피식자로 이루어진 13마리의 동물카드를 제비뽑기해 각 동물의 승리조건을 충족시켜야 우승을 하는 게임이다.
 
남휘종은 가장 상위 포식자인 사자를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자만심을 보여 일종의 '정치 게임'이라는 '더지니어스2'에서 불명예스러운 첫 탈락자가 됐다.
 
◇남휘종 (사진제공=tvN)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성격이 너그럽지 못하면 대인 관계가 원만할 수 없음'과 '너무 뛰어난 사람은 미움을 받기 쉬움'을 뜻하는 말이다. 이는 곧 ;'더지니어스2'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말이기도 하다.
 
앞서 '더지니어스1'의 첫 탈락자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었다. 그는 첫 게임부터 비상한 두뇌를 드러내며, 김구라를 비롯한 대다수의 출연자들로부터 '무서운 상대'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결국 데스매치에서 같이 팀을 꾸렸던 홍진호에게 배신당하며 첫 탈락자가 됐다. 이 전 위원의 뛰어난 두뇌가 '모난 돌'이 됐다.
 
시즌2는 남휘종의 자만심이 '모난 돌'이었다. 사자를 뽑은 그는 승리를 너무 쉽게 예감했고, 자신이 승리하면 같이 승리하는 조건의 쥐를 뽑은 임윤선을 포섭하는데 실패하며 결국 패배자가 됐다.
 
노홍철, 이다혜, 조유영, 이은결, 은지원과 함께 연맹을 꾸린 남휘종은 재경과 이상민이 팀에 들어오는 것을 원하자 "우리 팀에 안 들어오면 죽을 수 밖에 없는데, 우리 팀은 더 이상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고 딱 잘라 거절했다.
 
뱀을 뽑은 이상민은 딱히 필요한 인물은 아니지만, 악어새를 뽑은 재경은 악어를 뽑은 조유영에게 도움이 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남휘종은 재경의 제안을 가볍게 내쳤다.
 
결국 재경은 이후 남휘종과 임윤선의 데스매치였던 콰트로 게임에서 승패의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파랑7' 카드를 임윤선에게 건네면서, 남휘종이 탈락자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만약 남휘종이 재경을 받아줬다면 첫 번째 탈락자는 바뀌었을 수 있다.
 
또한 재경을 내치는 과정에서 비연맹이었던 이상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서 이상민이 홍진호 연맹과 힘을 합치게 됐다. 이는 이후 메인매치 탈락자로 남휘종이 선택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승자 5명 중 홍진호와 이상민이 주도적으로 남휘종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완전히 내 사람을 만들어라'
 
남휘종의 또 다른 탈락 이유는 자신의 연맹이라고 생각했던 은지원이 자신의 생존만 생각했던 점이다. 이것은 이후 게임의 승패를 결정짓는 큰 변수가 됐다.
 
피식자인 토끼였던 은지원이 생존할 수 있는 방식은 수달, 청둥오리, 사슴과 한 지역에 있는 것이었다. 3라운드 수달과 사슴이 이미 죽은 상태에서 은지원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숲으로 이은결(청둥오리)을 불렀다.
 
숲 지역에 모인 출연진은 남휘종, 은지원, 이은결, 공격을 받으면 무조건 죽이는 뱀을 뽑은 이상민이었다. 한 라운드라도 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조건을 가진 사자는 결국 3라운드에서 굶어죽게 됐다.
 
남휘종은 "쥐를 가진 임윤선이 오지 않아서 패배했다"고 생각했지만, 만약 은지원이 자신보다 남휘종을 생각해 희생했다면, 쥐가 없었어도 남휘종이 굶지는 않았을 것이다. 은지원을 잡아먹었으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지원은 자신의 생존을 우선시했다. 은지원의 의도는 불분명하지만 남휘종의 패배 이유에는 같은 연맹에 있었던 은지원의 역할이 컸다.
 
사자가 죽어야만 승리하는 하이에나를 뽑은 홍진호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힘을 합친 임윤선이 있었던 반면, 남휘종에게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도왔던 인물은 없었다. 만약 남휘종이 피식자를 뽑은 출연자들에게 희생을 받았다면 메인매치 탈락자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다소 아쉬운 게임 이해도로 인한 불리한 연맹과 자만심, 나를 끝까지도 도울 내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남휘종이 첫 번째 탈락자가 된 이유로 볼 수 있다.
 
탈락자가 된 뒤 남휘종은 "세상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거니까 겸손하게 살라는 세상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조금 더 겸손하게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더지니어스2'는 예능의 본질인 유희 뿐 아니라 '정글'이라 불리는 사회의 한 단면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를 안겼다.
 
독창적인 스타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더지어스2'. 앞으로 어떤 게임을 통해 교훈을 주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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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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