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미국의 지난 3분기(7월~9월) 가계 자산이 주택과 주식시장 가치 상승에 힘입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가계와 비영리기업의 순자산이 3분기만 1조9200만달러 증가해 총 77조30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9분기 연속 증가세다.
전분기 대비 2.6% 증가한 수치임은 물론 1945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부의 효과를 도왔다.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3분기 전년동기대비 11.2% 올라 2006년 1분기 이후 최고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부동산 가치는 4285억달러로 집계됐다.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전월 대비 0.2% 늘어 24.15달러를 기록한 것도 호재였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지갑을 더 열었다. 임금 상승으로 소비가 늘어나며 자동차 시장 등이 호황을 보인 것이다. 실제 GM이나 크라이슬러의 11월 매출은 크게 늘어나 2007년 이후 최고의 한 해를 기록하고 있다.
자산 가치가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분이 금융자산과 일부 가계에 편중돼 있다는 것은 한계로 남는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늘어난 자산 중 주식과 연금을 포함한 금융자산이 1조5000억달러를 차지해 증가분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가계의 상위 10%가 전체 주식의 80%를 보유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비춰봤을 때 자산가치 상승의 효과를 누린 가계는 일부에 국한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나 사포르타 크레딧 스위스 디렉터는 “소비가 늘긴 했지만 일부 고소득층 구매력에 의존하는 등 부의 회복이 균일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부의 효과가 금융자산에 집중돼있어 가계의 일부분만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자산도 늘었지만 부채도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도 우려다.
3분기 가계부채는 전 분기 대비 연율 3% 증가했다. 특히 모기지 대출이 0.9% 늘어 2009년 1분기 이래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고 5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모기지를 제외한 소비자 신용(자동차·학자금 대출 포함)도 6% 증가했다.
폴 에델스테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자산이 늘어나면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는 하다”면서도 “자산 가치 상승으로 대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경우 소비 증가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