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우 기자 : 토마토인터뷰 시간입니다.
올해 공인중개사업계는 큰 변화와 시련을 겪었습니다.
여전히 거래 시장은 어려운 가운데 수수료 인하 압력을 받기도 했고, 대형 포털의 횡포에 맞서 중개업계는 독립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연초에는 새로운 공인중개사협회장이 선출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다사다난했던 올해 공인중개사업계를 정리해 보고, 향후 업계의 진로를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해 봤습니다.
기자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10대 회장이 되시고 약 1년이 지났습니다. 이 시점에서 소감은 좀 어떠신지요?
이해광 회장 : 시간은 역시 빠릅니다. 협회는 그동안 과거를 반성하고 오류를 바로 잡고, 전국 조직을 개편하며 나름대로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외적인 문제인 부동산거래 실적 저하는 심각하고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저는 어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일을 찾아서 하고 있습니다.
기자 : 협회장이 되고 나서 보는 공인중개사들의 생활은 좀 어떤지요? 최근에는 거래가 좀 살아나고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오랫동안 거래 부진으로 중개사들의 생활고가 상당했을 거 같은데요.
이 회장 :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땜질식 방식에 그치고 있는데다 정치권의 수수방관적 후속조치 미흡으로 아직도 부동산거래는 실종상태에 있습니다. 아울러 전국의 8만3000회원 모두는 고통을 받고 있고 저희 책임 역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 중개사들의 생활을 어렵게 했던 것 중 하나가 대형 포털 사이트들의 중개 광고 시장 장악이었습니다. 중개사들은 광고주면서도 포털과는 을이 돼서 울며겨자먹기식 계약을 맺기도 했는데요. 포털과의 관계는 일단 정리가 됐죠?
이 회장 : 우리 협회와 네이버, 다음과는 지난 7월3일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부터 네이버는 광고비를 일괄해 50% 인하했습니다. 네이버의 부동산정보 사업이 내년 5월 정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회원의 물건 정보가 네이버나 다음을 통해 무료로 홍보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기자 : 협회에서는 포털의 부동산서비스를 대체할 부동산 거래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현재 어느정도까지 진척됐고, 효과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요?
이 회장 : 지금까지 약 8개월에 걸쳐 협회는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습니다. 12월10일 시연회를 거쳐서 17일에는 전국 회원들을 상대로 프로그램을 설치 운영합니다. 지금까지 정보의 생산자인 공인중개사들이 대형 포털로부터 당해온 불공정한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회원의 의식과 협회 사업에 참여하려는 각오와 열의가 대단합니다. 지금과 같은 회원의 적극적인 참여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그 효과는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 최근 서울시 의원이 중개수수료를 낮추는 조례안을 발표해 시장을 깜짝 놀래킨 적이 있습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는데요. 수수료율은 과거에 멈춰있는 반면 거래가가 너무 높아지면서 발생한 일인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회장 :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전체적인 틀은 생각하지 않고 일부분만 들춰 빚어진 일입니다. 정부나 소비자 단체들은 우리나라의 중개수수료가 외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협회는 내년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학계와 업계의 이론적 주장을 정리해 합리적인 중개수수료안을 도출해 정부와 마주앉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수료의 상한과 하한선을 철폐하고 단일화하는 것을 첫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자 :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올해도 중개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시장 침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거래는 중개업계에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일텐데요. 이런 관점에서 국회 얘기를 안할 수 없습니다. 부동산 핵심 법안이 정쟁에 빠져 거론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이 회장 : 지금 부동산시장은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중환자같은 위급한 상태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모든 규제를 다 풀어도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보장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모처럼 회생의 기미가 보이고 있는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여야를 불문하고 정부 발표에 따른 후속조치가 절대 필요하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부디 당리당략의 틀에서 벗어나 연말 정기국회에서 국회가 할 도리를 다 해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자 : 앞으로의 포부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이 회장 : 저는 국민의 재산권을 지키는 공인중개사 8만3000의 회원을 운영하는 협회의 회장입니다. 국민의 부동산 거래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전문성을 살리는 역할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공인중개사의 위상을 정립하고 회원을 위한 협회를 꾸려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