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어른’ 역할을 해온 김수환 추기경이 16일 오후 6시께 서울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87세.
고 김수환 추기경의 주치의였던 강남성모병원 정인식 교수는 “추기경께서는 노환에 따른 폐렴 합병증으로 폐기능이 떨어져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스스로 호흡했다”면서 “선종 때까지 큰 고통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 가톨릭계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정신적 지주로 한 세기를 풍미했던 김 추기경은 지난 1922년 대구에서 태어나 1941년 일본 상지대 문학부에 입학했으나 태평양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한 뒤 서울 가톨릭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은 김 추기경은 대구대교구 안동 천주교회 주임신부로 첫 부임한 이후 1966년 초대 마산교구장을 거쳐 1968년 대주교로 승품한 뒤 서울대교구장에 올랐다.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한국인 최초로 추기경에 서임된 고인은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아시아 천주교 주교회의 구성 준비위원장 등을 역임한 뒤 1998년 정년(75세)을 넘기면서 서울대교구장에서 은퇴했다.
퇴임 후에는 실업극복국민운동 공동위원장(1998년), 자녀안심하고학교보내기운동국민재단 초대 이사장(1999년), 사이언스북스타트운동 상임대표(2001년), 생명21운동 홍보대사(2003년) 등으로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펼쳐왔으나 지난해 8월부터 노환에 따른 병세 악화로 강남성모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김 추기경은 지난 1981년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를 펴낸 이후 ‘참으로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 등 모두 1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