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정부가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해 미디어 규제완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전반적으로 미디어산업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이행계획이 제시되지 않아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세부 내용에 따라 업체들간 유불리가 엇갈리는 상황이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앞으로의 진행상황도 차분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 산업 규제 완화 시작.."미디어 업종 전반에 긍정적"
지난 10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창조경제 시대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5대 전략과 19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개별 정책은 앞으로 소관 부처별로 결정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종합계획에서 제시한 5대 전략은 ▲방송산업 규제혁신 ▲방송콘텐츠 시장 활성화 ▲스마트 미디어 산업 육성 ▲차세대 방송 인프라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다.
정부는 이번 계획으로 방송시장 규모가 이번 종합계획의 효과로 현재 13조2000억원에서 오는 2017년에는 19조원으로 44% 정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송콘텐츠 수출은 같은기간동안 2억4000만달러에서 4억달러로 67% 확대되는 동시에 1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방송발전 종합계획의 핵심은 규제 완화라며, 미디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 완화에 따른 경쟁 심화 요인이 존재하지만 방송시장 확대에 따른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정도의 차이가 있더라도 성장 수혜를 모두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건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획이 미디어를 규제대상에서 창조경제와 어울리는 주력사업으로 인식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콘텐츠 가치와 권리의 강화를 구체화했고, 수신료 인상이나 광고제도 개선 등에 미디어 시장의 한계점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포함된 것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이우승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가 14년만에 방송산업 발전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중장기적 방향성의 틀을 제시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며 "규제 완화로 세계 미디어 산업 발전과 방향성을 같이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의 대형화와 혁신적 비즈니스의 등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규제 완화와 콘텐츠 수요 확대 환경 조성이 미디어·광고 업종 주가의 상승 동력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디어·광고 업종의 주가는 지난해에 이어 연초대비 18% 상승해 시장 대비 21%포인트 초과 상승 중"이며 "현재 국내 미디어·광고 업종의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6.4배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업종 지수가 시장을 초과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계획으로 내년에도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시행되고 콘텐츠 수요 증가도 지속될 것"이라며 "해외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업종 실적이 개선되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 한국투자증권)
◇지상파 호재 'SBS' 수혜주..콘텐츠·유료방송 사업자도 주목
전문가들은 미디어업종 중에서도 지상파 방송사와 방송콘텐츠 사업자, 유료방송 사업자가 정부의 방송산업 발전 종합계획에 최대 수혜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상파 방송 사업자에게 상당한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수의 증권사가 SBS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SBS(034120)를 최대 수혜주로 지목하며 "방송산업 내에서 지상파 방송이 가장 차별적인 규제를 받고 있기에 규제 완화 효과가 타방송 매체보다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영방송의 수신료 현실화는 KBS2의 상업광고 축소로 연결될 것이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SBS가 최대 수혜주라며 "지상파 다채널이 SBS와 MBC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중간광고 허용과 KBS 수신료 인상 방안이 검토됨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도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국내 최강의 매체력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비대칭적인 역차별을 받아왔다며 정상화된 규제 환경 속 SBS와 SBS미디어홀딩스, SBS콘텐츠허브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오랜 기간 역차별 규제에 시달렸던 케이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도 규제 정상화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콘텐츠 투자 확대 환경 조성의 수혜주로는
CJ E&M(130960)이 꼽혔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제한 개선에 다라 케이블 SO 대표 종목인
CJ헬로비전(037560)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이엠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가입자 규제 완화가 되는 CJ헬로비전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M도 시장점유율(M/S) 규제와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 기준 개선으로 수혜가 기대되며, 유료방송플랫폼들도 디지털 전환 촉진과 규제 일원화, 전송 규제 완화로 혜택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단, 시간은 필요하다"
정부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지만,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건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사안들이 법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사업자간 대립이 예상된다"며 "특히 수신료 인상부분은 여야간 의견 대립이 첨예한 만큼 쉽게 추진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고 말했다.
즉, 이번 계획을 단기적인 실적 개선의 단초로 해석하기보다 중장기적인 환경적 변화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종합적으로 이번 계획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미디어 업체들에게 긍정적"이라면서도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에 대한 부문이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고, 방송 광고 제도 개선에 대한 로드맵을 추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수립하겠다고 밝히는 등 앞으로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정책방향이 제시되지 않아 향후 진행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제공=유진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