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커진 LIG손보 인수전..셈법은 '복잡'

입력 : 2013-12-19 오전 9:35:48
[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동양생명이 LIG손해보험(002550)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LIG손보의 새로운 주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이 예상된다. 그러나 LIG손보 인수를 둘러싼 장애물도 적지않아 셈법 또한 복잡해지고 있다.
 
◇잠잠하던 동양생명, LIG손보 인수전 가세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구한서 동양생명(082640) 사장은 "보고펀드와 함께 LIG손보 인수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LIG손보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동양생명은 합병이 아닌 인수후 자회사로 두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고펀드의 LIG손보 인수 참여 선언을 두고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생보와 손보가 겹치는 상품군이 많아서 인수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향후 동양생명도 매물로 내놔야 하는 보고펀드가 LIG손보를 인수하면서까지 시나리오를 복잡하게 만드는 이유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것.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군 차원에서 보완되고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LIG손보 인수를 통해 보험쪽 통합금융의 발판으로 키울 가능성도 열어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보험 업황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투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보고펀드는 향후 동양생명도 매물로 내놓아야하는 상황인데 굳이 LIG손보까지 인수할 필요가 있나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양증권 사태 여파로 투자자들이 불안한 상황에서 동양생명의 내부 여력이 건재하다는 시그널을 의도적으로 준 것 같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동양생명 최대주주인 보고펀드는 지난해 한화생명(088350)·미국 푸르덴셜생명 등과 동양생명 매각을 논의했지만 인수가격 차이 등으로 인해 막판에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는 "LIG손보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인수 방향과 관련해서는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면 혼선을 줄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인수 후보군은 많지만..복잡한 속사정
 
다른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메리츠금융지주(138040)와 롯데그룹의 움직임도 뚜렷해지고 있다. 메리츠금융와 롯데그룹은 각각 메리츠화재(000060)와 롯데손해보험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수개월 동안 공을 들여왔던 우리파이낸셜 입찰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LIG손보 인수에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그룹도 LIG손보 인수를 통해 금융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수자금 마련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과 롯데칠성음료가 지난달 말 1300억원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자금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손보사들의 LIG손보 인수에는 적잖은 리스크가 존재한다.
 
1%대의 시장점유율 변경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점유율 4위인 LIG손보를 인수할 경우 중소형 손보사는 단번에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으나 지급여력비율(RBC)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독립법인대리점(GA)을 통해 체결된 물량도 생각보다 많아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범LG家 보험 물량에 대한 의존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타사 매각시 범LG가의 일반 보험물량들이 이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LG그룹의 보험 물량은 전체 LIG손보 일반보험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는 범LG가로 분류되는 LB인베스트먼트가 거론되고 있다. 구본천 대표가 구본무 LG그룹 회장 사촌 동생인 탓에 어느 정도 인수 논의를 공유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LIG그룹은 매각 주관사로 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인수 참여를 희망하는 회사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LIG 오너 일가에서 내놓은 지분 20.96%의 가치는 4000억~5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LIG손보의 지분 매각가는 5500억원 정도의 시장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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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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