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싱가포르의 빈부 격차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싱가포르 노동자 (사진=로이터통신)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인 싱가포르에서 빈곤층의 삶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상속세와 자본 이득세가 없고 세율 또한 낮아 전 세계 많은 부자들에게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꼽히며 지난 몇 십 년간 많은 부를 축적했다.
그러나 높은 의료 비용과 임금의 일정 비율을 매월 강제 적립해야 하는 중앙적립기금(CPF) 등이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빈부 격차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달러 수준으로 세계 10위권 안에 들지만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작년 기준 0.478을 기록하며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2%에 가까운 싱가포르 국민들은 한달에 1000싱가포르 달러 이하를 번다. 이는 싱가포르에서 기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1400~1500싱가포르 달러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다.
이에 비해 의료 비용은 턱없이 비싸다.
로이터 인터뷰에 따르면, 한달에 1300달러를 버는 백화점 경비원 피터(54)의 월급의 절반은 아내의 발목 수술비로 고스란히 빠져나간다.
피터는 녹내장을 앓고 있지만 3200달러 가까이 드는 병원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싱가포르에 피터와 같은 국민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글로벌 언론 마케팅 서비스 회사인 마인드쉐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72% 가까운 싱가포르 국민들은 "너무나 높은 의료 비용으로 인해 아파도 맘 놓고 아플 수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싱가포르 정부는 국민들의 의료 비용의 3분의 1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다른 선진국의 60~70%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싱가포르의 인민행동당(PAP)에게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찬춘싱 싱가포르 사회가족발전 장관은 "싱가포르 정부는 의료 비용 부담으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들을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실질적인 도움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