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한국형 복합리조트 성공 롤모델, 싱가포르에 가다

입력 : 2013-11-25 오후 3:27:41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지난 19일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MBS·Marina Bay Sands). 
 
밤 10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꼭대기인 57층에 자리 잡은 수영장에는 주변 경관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조금전 저녁 시간에는 싱가포르강과 맞닿아 있는 야외에서 화려한 불빛과 함께 분수쇼가 펼쳐져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리조트 뒤편에 들어선 대형 수목원은 대형 폭포와 식충식물 등 각종 볼거리가 즐비해  필수로 가봐야 하는 장소로 유명하다.
 
사업장 매출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카지노는 내외국인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호텔·놀이시설·아쿠아리움 등이 한 곳에
 
비즈니스형 복합리조트(IR·Integrated Resort)를 표방한 MBS는 싱가포르 정부가 경제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초대형 프로젝트다.
 
입찰 경쟁에서 선정된 미국의 카지노 업체인 라스베이거스 샌즈(Las Vegas Sands)가 55억달러를 투자했고, 지난 2010년 4월 총 92만9000㎡(28만1023평)의 규모로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또 하나의 거대 IR인 리조트 월드 센토사(RWS·Resorts World Sentosa)는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와 대형 아쿠아리움 등의 시설로 가족 단위 방문객이 주를 이룬다.
 
센토사 IR 업체로 선정된 말레이시아 겐팅 인터내셔널(Genting International) 컨소시엄은 패밀리형 IR을 표방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제휴를 맺어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놀이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S.E.A. 아쿠아리움은 800여종 총 10만마리의 해양생물로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49만㎡(14만8225평) 부지에 차례로 들어선 6개의 호텔은 총 18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가족 단위, 중·장년층, 젊은 층을 겨냥한 콘셉트로 꾸며졌다.
 
◇전체 매출액 중 카지노 사업이 82.7% 차지
 
이들 IR의 매출액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다.
 
싱가포르는 2000년대 들어 초반 제조산업과 관광산업이 침체하자 2009년 1월부터 10년 동안 2개 이상의 카지노 면허를 주지 않는다는 단서로 45년간 금지했던 카지노 산업을 허용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IR의 전체 매출액은 71억달러를 기록했고, 이중 카지노는 전체의 82.7%인 58억9100만달러를 차지해 마카오 시장의 15.5% 규모로 성장했다.
 
IR이 개장하기 전 -2%를 기록했던 싱가포르 경제 성장률은 1년 만에 14.7%로 뛰어 올랐다. 싱가포르 정부는 MBS와 RWS 등 두 회사가 지난해 싱가포르 GDP 성장에 1.5% 이바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카오의 유일한 아시아 경쟁 상대로 주목받고 있는 싱가포르는 관광 산업에서 마카오를 훨씬 앞서있고, 다국적 인력 채용과 다국적 고객 대응 등 인프라가 풍부하다.
 
특히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카지노 입장료 부과, 도박 중독자의 카지노 입장 제한 등 정책으로 카지노 고객의 제재나 감시를 하지 않는 마카오와 비교해 지속 가능한 산업 모델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외 4개사, 인천 영종도에 IR 건립 추진 
 
최근 들어 인천 영종도에도 싱가포르와 같은 IR 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외 업체가 늘고 있다.
 
시저스&리포 컨소시엄(LOCZ 코리아), 일본 오카다홀딩스의 자회사인 유니버셜엔터테인먼트, 미국 PNC 파이낸셜서비스그룹,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등 거론되고 있는 업체만 4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난 6월 심각한 재정위기로 한 차례 부적합 판정을 받은 LOCZ 코리아는 투자금을 기존 6억달러에서 7억달러(약 7400억원)로 늘려 재심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연말까지 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인 유니버셜엔터테인먼트는 총 5조6000억원, 미국 6위권인 PNC은행을 보유한 PNC는 7조원을 각각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인 파라다이스(034230)와 일본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그룹인 세가사미홀딩스가 합작 투자한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한국형 IR인 '파라다이스 시티(Paradise City)'에 총 1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하지만 해외 업체 중 일부가 국내 진출을 노리는 것은 '선점효과'를 거둔뒤 오픈 카지노(내국인 출입)를 겨냥한 영업을 위주로 하기 위한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리조트는 카지노와 호텔보다 쇼핑, 스파, 레스토랑, 공연장 등의 시설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가 훨씬 크다"며 "시저스&리포가 제시한 7억달러 수준은 카지노와 호텔 외에는 사실상 투자를 하지 않고, 카지노만으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 전경. (사진=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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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