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연말·분기말·반기말이 맞물리면서 수출업체의 굵직한 네고 물량 유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105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엔·원 재정환율이 1010원을 뚫고 내려오면서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진 만큼 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 하단 지지력을 제공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장세 돌입..한산한 거래 속 네고 집중
지난 주 서울 외환시장은 수출업체의 연말 대기 매물이 꾸준히 소화되면서 조금씩 하락폭을 키워나갔다. 성탄절 연휴와 함께 본격적인 연말 장세에 접어든 가운데 실수급에 따라 좁은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주 초중반 원·달러 환율은 미국 테이퍼링(점진적인 자산매입 축소) 이벤트가 점차 희석되고 연말 북클로징(회계 결산) 분위기로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실수급 소화에 주력했다.
1060원 부근에서 박스권 흐름을 지속하던 환율은 연간 거래일을 이틀 앞두고 연말 대기 매물이 쏟아지면서 1055원선 아래로 레벨을 낮췄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4원 내린 1053.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자료=대신증권)
◇네고 유입·당국 대응 주목..1050원 하향테스트 전망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연말 종가를 앞두고 수급에 의존한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고 물량이 꾸준히 출회되면서 1050원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 환율 범위는 1047원~1065원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말·연초에 따른 업체의 물량 소화 과정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당국이 연말 종가 관리 차원에서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하단은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병화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네고 물량이 추가로 유입될 경우 1050원대가 깨질 수도 있다”며 “예상보다 변동성이 큰 장세가 연출될 수도 있는 가운데 추가 네고 및 외국인 주식 매수 유입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달러 환율 상승으로 1005원대로 내려온 엔·원 환율 움직임도 주목된다. 엔·원 재정환율 세 자릿수 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당국의 경계감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 테이퍼링 시행 결정에도 상승 탄력이 크지 않아 방향은 하락에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엔·원 재정환율이 1000원대를 트라이할 가능성이 있어 당국의 경계심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 서울 외환시장은 31일과 1일 휴장하는 가운데 대내외 이벤트는 적지 않은 편이다.
11월 국내 산업활동동향·11월 국제수지·미 11월 미결 주택매매(30일), 미국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미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31일), 국내수출입동향(1일), 미국 ISM 제조업 지수·유로존 PMI 제조업 지수(2일) 등의 대내외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