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2014년에는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의장이 교체되고, 중국은 1년간 막아놨던 IPO(기업공개)를 재개, 일본은 소비세를 인상하는 등 다양한 이슈가 세계를 뒤흔들 전망이다.
유럽의회 선거와 터키 대선, 미국 중간 선거 등 다양한 정치적 이슈뿐 아니라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등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도 올해 개막을 앞두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주요 이벤트 성과에 따라 2014년 글로벌 증시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美 연준, 테이퍼링 본격 시행(1월)
미 연준은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월 850억달러의 자산매입 규모를 750억달러로 줄인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2014년 1월부터 시행되며 국채매입 규모는 기존 450억달러에서 400억달러로, 모기지담보부증권(MBS)도 50억달러 감소한 350억달러어치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최근 미국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3%를 돌파하는 등 국채시장이 변동성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조기 시행 가능성 발언 당시 그 영향력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고, 시장관계자들이 이를 긴축 기조가 아닌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어 테이퍼링에 따른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에 참석한 모습(사진=로이터통신)
◇中 IPO 재개..수급 리스크 크지 않을 것(1월)
지난 1년간 막혀있던 중국 기업들의 IPO가 다시 재개됐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올해 1월말까지 50여개 기업들이 집중 상장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해 12월31일 CSRC는 뉴웨이밸브와 광둥신바오전자, 트루킹테크놀로지, 광둥규톤교육, 제지앙월워바이오제약 등 5개 기업의 IPO 신청을 승인했다.
전문가들은 IPO 재개가 중국 증시에 수급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중소기업 위주의 상장이라는 점에서 건수는 많아도 금액적인 부담은 덜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CSRC는 IPO 주관사와 기업들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고자 지난 2012년 10월 이후 IPO 승인을 중단한 바 있다.
◇웨어러블 기기 정면 대결..라스베이거스 CES(1월7~10일)
오는 7~10일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14가 개최된다.
CES는 그 해 전자제품 업계의 기술적인 트렌드와 주요 업체들의 전략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행사로 전세계 약 3000여개의 업체가 참여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CES의 키워드는 웨어러블 기기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굿바이 버냉키, 헬로 옐런..Fed 100년 역사 첫 여성 의장(2월1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1월 말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자넷 옐런 지명자가 차기 의장에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옐런은 2010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총재를 역임했고, 이후 연준 부의장으로 활동하며 버냉키와 함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함께 이끌어 왔다.
이에 글로벌 금융계에서는 옐런이 버냉키의 경기 부양책을 오랫동안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옐런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상원의 절차표결을 통과했으며, 오는 6일 전체표결을 앞두고 있다. 전체표결에서 인준안이 통과될 경우 옐런 지명자는 오는 2월1일부터 연준 최초의 여성 의장이 된다.
◇자넷 옐런 연준 의장 지명자가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2월7~23일)
올해 첫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다. 구소련 시절이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 34년만의 스포츠 행사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스포츠 강국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행사를 불과 40여일 앞두고 두 차례의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올림픽 개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소치에서 북동쪽으로 약 650km 떨어진 볼고그라드에서 지난달 29일, 30일 이틀 연속 자살 테러가 발생해 최소 26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죄없는 국민들을 향한 비겁한 공격이며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디플레 탈출 or 더블딥..日 소비세 인상(4월1일)
엔저와 아베노믹스 효과에 힘입어 올 한 해 빛나는 성장세를 기록했던 일본이 4월 소비세 인상이라는 걸림돌에 부딪힐 전망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가부채를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위해 소비세를 기존 5%에서 8%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오는 10월에는 8%에서 10%로 올리는 2차 인상안도 예고됐다.
이에 올 상반기 일본의 개인소비는 1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연 4% 하락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소비세의 여파에 타격을 입지 않도록 일본은행(BOJ)이 추가 완화책을 시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소비세 인상이 연착률할 경우에는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유럽의회 선거(5월22~25일)
유럽연합(EU) 회원국 간의 결속력을 판단할 수 있는 유럽의회 선거가 오는 5월 열릴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럽 국가들의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경기 불황, 정당에 대한 불신, 저조한 투표율 등으로 극우 또는 반EU를 주장하는 소수파들이 약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과 영국의 영국독립당(UKIP) 등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세력이 확대될 경우 유로존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MS 빌드(4월2~4일), 애플 WWDC(6월2~6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이나 구글보다 앞서 개발자회의를 개최한다. 이에 올해 IT관련 개발자들은 MS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MS의 개발자회의인 빌드는 오는 4월 초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며, 이번 회의 때 윈도우 8.2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 WWDC는 오는 6월 초 열린다. 이번 회의 때 애플은 아이폰6 또는 운영체제(iOS)를 활용한 신규 커넥티드 디바이스와 기술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도 자동차용 iOS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으며, 차량용 iOS 도입을 위해 자동차 제조사들과 협력해오고 있다.
◇트러블메이커 에르도안 총리의 향방..터키 대선(8월)
최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사상 최대 비리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터키 정치권이 오는 3월에는 총선을, 8월에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번 스캔들은 에르도안 총리와 당내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 사이의 권력다툼에서 촉발됐으며, 이번 3월 총선에서는 에르도안 총리와 그의 집권당 정의개발당에 대한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8월 대선은 사상 최초로 직선제로 치러지며, 에르도안 총리의 출마 여부에 따라 터키 정국의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운데)가 레슬링월드챔피언십 개막식에 참석했다(사진=로이터통신)
◇EU 단일감독체제 출범(11월4일)
올해 11월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의한 단일은행감독체제를 출범한다. 지난달 EU는 유로존 내 부실은행을 처리하기 위한 은행연합의 핵심으로 '부실은행 단일정리체제(SRM)'에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유럽 내 은행들이 기금을 마련해 특정 부실은행이 위기에 처했을 때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은행들은 향후 10년간 총 550억유로 규모의 기금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에 EU는 부실은행 통합 처리를 위한 단일정치체제와 단일예금보장체제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한편 ECB는 시중은행에 대한 자산건전성 및 스트레스 테스트의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