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亞증시)엇갈린 명암..日은 날고 中은 울고

입력 : 2013-12-31 오후 4:57:29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과 중국, 아시아 두 경제 대국은 지난 한 해 동안의 경제 성적 만큼이나 상반된 증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일본 증시는 뉴욕 증시와 함께 세계 증시를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급격히 떨어지는 엔화 가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한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받아왔던 일본 증시의 화려한 부활이라 할 만했다.
 
반면 개혁으로 성장의 내실을 다진 중국은 증시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더이상 고성장의 열매를 얻을 수 없는 중국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소극적인 행동을 취했다.
 
◇日증시, 1만6000엔까지 뚫어..41년만에 '최고'
 
◇올 한해 닛케이225 지수 주가 추이(자료=마켓워치)
 
아베노믹스의 탄력을 받은 일본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경신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의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30일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보다 112.37엔(0.69%) 상승한 1만6291.3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까지 일본 증시는 9거래일째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2009년 7월 이후 최장 랠리를 펼쳤다. 특히 이 중 7거래일은 6년만의 최고점을 갈아치운 것으로 연말 막판 스퍼트의 힘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올해 일본 증시는 5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1972년 이후 가장 멋진 한 해를 보낸 것이다.
 
증시의 날개를 달아준 것은 아베노믹스를 발판으로 한 엔저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경기 회복과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해 미국의 양적완화에 버금가는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펼쳤고, 그 결과 엔화는 연초대비 20% 가까이 절하됐다.
 
로버트 레니 웨스트팩뱅킹 외환 투자 담당자는 "일본은행(BOJ)이 향후 2년에 걸쳐 본원통화 규모를 2배가량 늘리기로 한 점은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투자를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엔화 가치 하락에 주요 수출 기업들의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작년 한 때 30년만에 주가가 1000엔 아래로 밀렸던 일본의 대표 전자기업 소니는 마지막 거래에서도 2% 넘게 뛰어오르며 1826엔으로 지난해의 부진을 모두 만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대규모 리콜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도요타 역시 주가가 50% 가까이 상승하며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다.
 
이 밖에 마쯔다 자동차가 213%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양호한 성적을 냈고 미국의 통신기업인 스프린트 넥스텔을 인수해 화제를 모았던 소프트뱅크가 193% 급등하며 뒤를 이었다.
 
스바루 자동차를 생산하는 후지중공업도 180%의 수익률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카메라 제조업체인 니콘은 증시의 유례없는 호황기 속에서도 20.5% 하락했다. 
 
◇中증시, 성장둔화 우려·유동성 문제 등에 4년 연속 '후퇴'
 
중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호황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 오히려 성장 둔화 우려 등 일부 악재들 속에서 허덕이며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3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8.45포인트(0.88%) 오른 2115.9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의 종가를 기준으로 중국 증시는 올해 6.7% 하락했다. 4년 연속 증시가 내리막 길을 걸은 것.
 
연초만해도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내는 듯 25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뒀던 중국 증시는 이후 성장 둔화 우려, 지방 정부의 높은 부채 비율와 그림자 금융 등 금융 시스템의 헛점 등에 힘을 잃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ed)의 연내 테이퍼링 실시 여부와 단기 금리 급등으로 인한 유동성 긴축 현상이 동시에 몰아쳤던 6월 말에는 지수가 1900포인트 아래로 밀려나며 연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중국 정부가 성장 하한선 유지 의지를 보인 점은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조위안에 육박했던 대규모 부양책은 아니었지만 수출기업과 중소기업 지원과 철도 등 국유 사업에 민간 자본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미니 부양책은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기대감을 표하기 충분했다.
 
상하이에 자유무역시범구를 설치해 금융 개혁의 속도를 높이기로 한 점 역시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중국 증시의 큰 상승은 없었다. 월말과 분기말의 유동성 위축 현상이 반복됐고 한 동안 중단됐던 기업공개(IPO)의 재개 계획이 발표되며 수급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던 영향이다.
 
업종별로는 부동산과 에너지 업종이 하락세를 주도했으며 제약과 기술주들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선전했다.
 
한편 중소형주로 이뤄진 차이넥스트는 80% 넘게 상승해 약세장 속에서도 작은 기업들이 강한 면모를 보였음을 확인시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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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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