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끝에 외촉법 국회 산업위 통과..한숨 돌린 SK·GS

입력 : 2014-01-01 오전 6:08:06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막바지 암초로 급부상하며 예산안 처리를 끝내 새해로 넘기게 한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국회 산업통상위원회는 31일 밤 전체회의를 열고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개정안을 가까스로 의결했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새해 예산안과 함께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외국인 투자자와 함께 자회사(증손회사)를 설립할 때,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의 보유지분을 현행 100%에서 50%로 낮추도록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간 정부여당은 외국인 투자 활성화와 이에 따른 고용유발 효과를 강조하며 개정안 처리를 강하게 주장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월18일 시정연설을 통해 "2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4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며 조속한 국회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일부 재벌그룹에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대전선을 구축해 왔다. 현행법으로도 외국인 투자를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는데 굳이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제약을 풀어주면서까지 개정안을 추진하는 배경이 뭐냐는 주장이었다.
 
여야간 첨예한 입장차가 계속되면서 SK와 GS는 피를 말려야만 했다.
 
SK그룹의 손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일본 JX에너지와 9600억원을 투자한 합작사를 설립하고, 파라자일렌(PX) 공장 증설을 진행 중에 있다. 내년 상반기 연간 100만톤 규모의 PX 공장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개정안이 끝내 부결될 경우 일본 측 투자금액인 4800억원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GS그룹 역시 손자회사 GS칼텍스가 일본 쇼와셀과 1조원을 공동 투자해 100만톤 규모의 PX공장 증설을 추진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개정안 통과가 미뤄지면서 8개월째 기본설계 단계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여야간 한치 물러섬 없는 대치 속에 해당기업들은 물론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마저 전방위 로비에 돌입했다. 개정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적기 투자가 지연되면서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진통이 거듭되자 국회에서 긴급 비공개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외촉법 개정안을 수용키로 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에게 맡겨 달라"며 논란 끝에 추인을 이끌어냈다. 개정안 처리의 반대전선 선봉에 선 박영선 법사위원장과는 따로 만나 설득과 요청을 전했다.
 
이미 새누리당과 연내 예산안 처리를 합의한 상황에서 자칫 외촉법 개정안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로 비쳐서는 안 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어렵사리 국정원 개혁법안을 이끌어낸 만큼 조속한 법제화에 대한 갈증도 컸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외촉법 개정안을 국정원 개혁법안과 연계하며 재계 부담을 더는 데 주력해 왔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석준 차관이 3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여야간 이견으로 정회가 선포된 뒤 착잡한 얼굴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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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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